최근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피의사실공표’ 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지난 10년 동안 피의사실공표죄로 처벌된 사례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 18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해 6월까지 피의사실공표 명목으로 접수된 299건의 사건 가운데 기소된 건은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형법 제126조는 검찰, 경찰 기타 범죄 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하며 안 피의사실을 공판 청구 전에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죄를 지었다고 의심을 받더라도 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최소한의 인권을 보호하자는 취지다. 이는 ‘마녀재판’식의 여론재판을 방지함을 비롯해 수사 도중 알려진 혐의로 인한 인격훼손이 향후 무죄판결을 받더라도 회복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과거 한명숙 전 총리 뇌물수수 의혹, 곽노현 전 교육감 후보 매수 의혹, 노무현 전 대통령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의 사례처럼 수사 내용이 공표되는 일이 있었음에도 지난 10년간 검찰은 단 한 차례도 이를 기소하지 않았다. 특히 노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검찰은 “내부의 ‘나쁜 빨대’(익명의 정보원)를 색출하겠다”고 밝히고도 야당과 시민단체에 의한 고발을 불기소 처분한 것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최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게 ‘피의사실공표’ 혐의를 적용해 수사에 나섰다. 청와대는 이를 ‘국기문란’으로 규정했다.
박 의원은 “수사중인 피의자의 혐의 사실이 알려지면 당사자는 씻을 수 없는 인격훼손을 당하고 심한 경우 사회에 적응해 살아갈 수 없는 상태에 처한다”며 “수사기관의 인격살인에 다름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검찰은 단 한차례도 기소하지 않고도 필요한 경우에는 이 혐의로 수사에 나서는 것은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