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기업대출도 위축…투자 부진 '악순환'

입력 2016-09-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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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기업대출이 줄고, 다시 투자 부진으로 이어지는 경제 악순환 고리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18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 6월 기업대출금은 768조3445억원으로 전월대비 0.2%(1조3666억원) 감소했다. 기업대출이 전월대비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 1.2% 줄어든데 이어 6개월 만이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5.7%를 기록해 2013년 10월 5.2%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8.2%를 기록한 이래 사실상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기업들이 대출을 줄인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구조조정 등 업황이 좋지 못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한 점도 배경이 됐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대출금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울러 최근 경기 부진에 따른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1~2분기 설비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4.5%와 -2.7% 기록하며 2분기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대비로도 1분기는 -7.4%로 집계되며 2012년 2분기(-8.5%) 이후 3년 9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경기상황이 안 좋은데,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다 보니 기업들이 미래 생산 투자에 몸을 사리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자산은 빠르게 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7월말 현재 시중통화량(M2) 잔액 2348조원(평잔, 계절조정 기준) 가운데 기업들이 보유한 금액은 614조원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7월 556조원에서 1년새 58조원이 불어났다. 기업들이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투자를 망설인 결과다.

김성훈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사내유보를 늘리면서도 설비투자를 줄이면, 성장경로가 꺾이게 된다”며 “이에 따라 노동시장이 위축되고, 서비스업 부진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의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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