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야당 대표들과 회동을 가졌지만 뚜렷한 의견차만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드 찬반 여부에 관한 즉답을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사드에)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라고 물었다고 추 대표는 전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명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추 대표는 즉답 대신 “본질은 외교사안”이라며 사드 문제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이어 추 대표가 안보적인 관점 보다는 경제적 측면에서 중국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드 신중론을 꺼내들자 박 대통령은 “미국·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을 규탄하고 대북제재를 하고 있는데 그 나라들도 안보를 이용하는 것인가. 이 심각한 상황을 안보를 이용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대북특사’를 보내야 한다는 추 대표의 제안도 “특사 파견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의 우병우 민정수석 퇴진 요구에 대해서는 “특별수사팀에서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간 연장 문제에 관해서는 “특별법의 취지와 재정, 사회적 부담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검찰개혁·사법개혁 논의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한다고 하니 국민의 눈높이를 보고 하겠다”며 검찰의 자정 능력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와 소녀상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소녀상 철거) 이면합의가 없었다”면서 “일본 정치인들이 소녀상 철거 등 여러가지 언론플레이를 하는데 정치권이 일본의 언론플레이에 말려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법인세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추세가 인하 추세이므로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 법인세가 (인상되기보다는) 유지돼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국민의당 박 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회동 분위기를 “(박 대통령이) 웃지도 않고, 경직돼있었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이정현 대표가 너무 열심히 일해서 그만 좀 일하게 해달라고 대통령께 농담했지만 대통령은 웃지를 않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