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이의 임상노트④]비소세포성폐암에 대한 임상정보, 그리고 임상의 기본적 개념
앞선 3번의 글을 통해 임상자료를 검토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전 지식을 공유하고자 했지만 자료를 찾는 방법까지 밖에 이야기하지 못했다. 앞으로 갈길이 더 멀다. 이제는 실제로 정보를 찾아 분석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을 실례를 통해 보도록 하자.
드디어 올무티닙이다. 첫 회에 밝혔듯 올무티닙은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개발프로젝트명이 한미약품과 베링거인겔하임 각각 ‘HM61713’, ‘BI 1482694’ 로 두개 있고, 성분명 올무티닙(olmutinib)이 있고 또 제품명 올리타(OLITA)가 있다.
이 중 임상시험의 진행 정도를 확인(Clinicaltrials.gov)할 때는 개발프로젝트 명으로 정보를 찾는 것이 유리할 때가 많다. 현재 올무티닙의 경우 5개의 임상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BI 1482694’로 검색했을 때 다섯 개의 임상이 모두 검색되며, ‘HM61713’나 ‘olmutinib’으로 검색했을때는 누락되는 사례가 각각 하나씩 있다.
이렇게 찾아진 정보를 우선 임상별로 고유 번호(NCT)와 임상의 단계(Phase1, Phase2 등) 대상질환 등, 중요정보만 간추려 정리해두면 아래와 같다.
Clinicaltrials.gov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각각의 정보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친절히 안내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검색을 해본 게 처음이라면 “How to Read a Study Record(https://www.clinicaltrials.gov/ct2/help/how-read-study)” 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임상설명 페이지의 상단에는 각 질병의 특징, 유병률, 치료제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모두 링크로 연결되어있다. NLM, 즉 미 국립 의학 도서관 (national library of medicine)에서 제공하는 일반인 대상 교육자료들이 세세하게 링크형태로 제공되고 있어서 별도의 검색이나 자료찾기 없이 해당 페이지의 링크를 따라 다니는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업계종사자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점이다.
의사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전공을 제외하면 최신지견에 대해 무지한 것이 당연한 일이고, 아무리 대학에서 유관 전공으로 학위를 땄어도 모든 질병과 각 질병의 치료제 현황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올무티닙은 폐암중에서도 비소세포성폐암, 그리고 EGRF T790M변이를 가진 비소세포성폐암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신약이다.
국립의학도서관의 정보를 찾아보면, 현재 많은 표적치료제가 폐암치료에 허가받아 사용되고 있다. 그중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RF: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에 돌연변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비소세포폐암에 사용되어온 TKI(Tyrosine Kinase Inhibitor)란 작용기전의 표적치료제들에 치료내성을 가진 환자들이 T790M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환자들에게 올무티닙이 효과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단순한 수준의 정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 정도면 임상의 정보를 이해하는데 충분하다.
그리고 EGRF 돌연변이는 전체 암환자의 40%, 비소세포폐암환자의 72%에 해당하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비율의 환자에게 나타나는 돌연변이이며, 이중 T790M돌연변이가 발견된 경우는 TKI 표적치료제 사용환자의 약 50%에 해당한다는 시장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이쯤에서 우선 1, 2, 3상의 개념을 간단히 정리해서 기억하면 편리하다. 약을 개발할 때는 기본적으로 그 약물을 사람에게 투약했을 때 안전한지, 그리고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가지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사람에게 투약하는 것을 임상(Clinical), 그 전에 진행하는 모든 실험을 우리는 ‘비임상(non-clinical)’이라 부른다.
비임상에도 여러 층위가 있고 각각에 의미가 있지만 이는 다음에 시간이 나면 다루기로 하고 사람에게 투약하는 임상시험(Clinical trial)에 대해서만 간단히 정리해보겠다.
치료제의 개발에 있어서 임상 1상은 독성을, 2상은 적정 용량을, 3상은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약의 특성, 질병의 특성에 따라 1, 2, 3상은 더 세분화되거나 다변화되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어떠한 것이 1상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1,2,3상은 독성, 용량, 효과를 기준으로 구분한다는 대 전제는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올무티닙과 같은 항암제 일부는 2상결과만 가지고 허가를 받기도 하는 걸까? 2상은 1상을 통해 확인된 안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효와 효과가 조화를 이루는 최적의 용량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고안된다. 그러기 때문에 약효와 부작용의 밸런스를 짐작할 수 있고, 이 결과가 3상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