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착한 후회

박형수 강원도청 기획재정협력관

마지막 순간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꼭 듣고 싶었는데.

말 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보내드리고 싶었는데.

좋아하던 ‘봄날은 간다’ 노래라도 한 번 들려줬어야 했는데.

시냇물 졸졸 흐르고 새소리 정겹게 울리는

양지 바른 곳으로 모셨어야 했는데

겨울비 내리는 날의 한 많은 설움의 눈물

살아계셨을 때 조금이라도 닦아드렸어야 했는데

나비로 태어나 자유분방 날고 싶었을 마음

두 손 꼭 잡고 이곳 저곳 모시면서

맛난 것 많이 사드렸어야 했는데

말하고 들을 수 있을 때 더 오래 머물면서

더 많은 이야기 들었어야 하는데

큰 후회는 포기하고 잊어버릴 수 있지만

작은 후회는 계속되고 늘 아프네요.

당신 가버린 세상에 홀로 덩그러니 앉아

착한 후회로 이 밤을 새우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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