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경영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7일 신격호(94) 총괄회장을 직접 찾아가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신 총괄회장에 대한 조사에 차질이 생기면서 신동빈(61) 회장의 검찰 출석 시기도 추석연휴 이후로 늦춰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는 7일 오후 검사 2명과 수사관들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보내 신 총괄회장을 면담했다. 신 총괄회장이 검찰에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함에 따라 신 회장의 건강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검찰은 이날 면담에 참여한 주치의와 상의해 방문조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달 말 법원으로부터 한정후견 개시결정을 받아 의사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확인됐다. 검찰은 한정후견 결정이 재산처분에 관한 민사 문제에 한정되는 것이고, 형사처벌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의사소통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통상의 방법으로 조사가 어렵고, 기소를 하더라도 재판이 진행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이날 신 총괄회장을 조사하고 신동빈 회장을 부르려던 일정에도 변동이 생겼다. 검찰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를 추석연휴 전에 부르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주 중으로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황각규(61) 사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신 총괄회장은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셋째 부인 서미경(59) 씨 모녀에게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를 증여하는 과정에서 6000억 원대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롯데시네마 극장 매장 내 식음료 판매권을 신 이사장과 서 씨에게 독점하도록 하는 등 780억 원대 배임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