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폭풍매도에 ‘코스닥 활성화’ 고심하더니…금융위, 투자방식 압력 논란

입력 2016-09-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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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주 매도세 실태파악…개별종목서 시장지수로 전략변경한 연기금 압박

국민연금 등 기관들의 코스닥 중·소형주 매도세가 시장 침체를 유도한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실태 파악에 나서며 활성화 방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금융당국 실태파악이 자칫 연기금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는 압박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일 금융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국민연금, 연기금, 사학 등의 코스피, 코스닥 투자 현황을 조사하고, 한국거래소를 통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연기금이 인덱스 운용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중소형주 매도세가 심해지자 현재 각 기관의 보유현황과 투자 시 어려움 등에 대한 실태 파악에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관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에서 중소형주 매도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코스닥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창조경제와 중소기업 상생 정책과 반하는 움직임에 금융당국이 직접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한진해운 법정관리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등 정부당국이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된 중소형주 매도세에 제동이 걸릴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월 한 달간 코스닥시장에서는 실적 호조세를 비롯한 테마주가 산재하며 외국인은 970억 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기관은 8917억 원을 순매도하며 급속도로 빠져나갔다.

이러한 현상은 중소형주에 집중되며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소로 해석됐다. 연기금 등 국내 기관들이 성장세에 직면한 중소형주를 외면하고, 대형주로 몰리면서 관련 주가가 하락하고, 시장 전체의 지수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개월(6월 1일~9월 1일)간 연기금이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은 2511억 원에 달한다. 연기금은 올 초부터 6월 14일까지 거래소 대형주를 7899억 원 순매도했지만, 6월 15일 이후에는 4668억 원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1조 원 넘게 순매수했던 거래소 중형주에 대해서는 6월 15일 이후 2703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특히 국민연금이 올 들어 주식 투자전략을 개별 종목 중심 액티브(Active)에서 시장 지수 등락을 따라가는 인덱스 중심의 패시브(Passive)로 바꾸면서 이러한 현상이 가속화됐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 자산운용사들에 순수주식형과 장기투자형, 대형주형은 벤치마크 지수의 50% 이상을, 사회책임투자와 가치주형은 60% 이상, 중소형주는 20% 이상을 복제하라는 새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융위가 연기금의 투자 실태를 살피는 것은 인덱스 운용 중심으로 전환된 투자방식에 대한 압박이라는 문제제기도 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년 가까이 지속해 오던 대형주 대비 소형주의 상대적 강세 채널이 와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코스피는 2000포인트 선을 지키고 있으며 대형주지수는 연중 고점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등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8월 중에 나타난 중소형주들의 약세 흐름은 9월 중에도 지속할 공산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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