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없는 고가 광고 ‘펑펑’ 쓰는 HUG, 광고비는 눈먼 돈?

입력 2016-09-06 07:00수정 2016-09-0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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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 공공기관의 광고비가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가운데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과도한 광고홍보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정부광고 집행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한 정부 광고비 집행액은 5779억 원으로 역대최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광고비 집행액보다도 23% 높은 수준으로 1년 사이에 1081억 원이 증가한 것이다. 정부 광고 집행액에는 정부부처의 산학기관의 집행금액이 모두 포함됐다.

심지어 5800여억 원에 달하는 정부 광고집행액은 일부에 불과하다. 이 내역은 전체 정부 광고 4만4445건 중 한국언론진흥재단을 거친 3만6757건만이 집계된 금액으로 실제 정부 광고비 집행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무분별한 정부의 광고홍보비용이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역시 광고·홍보비가 과도하게 지출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2015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해 광고선전비로 지출한 금액은 총 72억6412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대한주택보증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로 탈바꿈하면서 전년(27억8388만 원) 대비 160%가 증가했다. 1년 새 45억 가량 늘어난 셈이다.

최근에는 지상파 방송사를 대상으로 저녁 8시~9시인 일명 프라임 시간대에 방송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KBS2TV 기준 프라임 시간 대에 전국으로 나가는 15초 광고의 단가는 1회당 1000만 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 같은 고가 광고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무슨 광고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는 HUG가 운용을 맡은 주택도시기금을 알리는 광고지만 정작 시민들은 무슨 내용인 지 알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HUG가 주택도시기금 운용 전담을 맡으면서 공사로 전환됐지만 정작 이에 대한 실적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주택도시기금 운용기관이라는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한 만큼 이를 광고를 통해 이루려고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HUG가 이 같은 논란에 시달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해 HUG는 공사로 전환되면서 이를 홍보하기 위해 유명 축구선수를 모델로 기용, 수억 원에 달하는 모델료를 지불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공공기관 원칙상 홍보비는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데 필요한 만큼만 지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타 공공기관과 다르게 수억 원에 달하는 모델료를 지불한 것이다.

공공기관 광고집행을 담당하는 언론진흥재단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연예인 등을 모델로 기용해 광고 영상을 제작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 공사의 올 한해 공사홍보비 예산은 26억500만원으로 책정돼 있지만 지금처럼 회당 1000만 원대의 광고를 지속할 경우 실제 홍보비는 이를 훌쩍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이에 대해 공사는 HUG공사 상품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HUG관계자는 “주택도시기금 광고는 공사의 보증상품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며 “지난해 광고비가 증가한 이유는 그 해 공사로의 전환이 이루어져 이를 홍보하기 위해 예산이 전년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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