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법원, 이호진 전 태광 회장 "횡령 혐의 다시 판단해야"

입력 2016-08-30 12:01수정 2016-08-3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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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억 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호진(54)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 대법원이 횡령 대상을 다시 정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4년 6월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횡령에 공모하거나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 전 회장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수 직원에게 역할을 분담시켜 장기간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다만 범죄 사실 중 자료 없이 거래를 반복한 횡령 대상은 태광산업이 생산한 섬유제품 자체가 아니라 섬유제품의 '판매대금'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심과 같이 이 전 회장이 태광산업의 '섬유제품'을 횡령했다고 보면 횡령한 섬유제품을 무자료로 판매한 것은 회사의 거래가 아니라 이 전 회장의 개인적 거래로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이 전 회장이 섬유제품 자체를 횡령하려고 무자료 거래를 지속한 게 아니라, 섬유제품의 판매대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비자금을 개인적으로 횡령할 의사로 무자료 거래를 지속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회장은 섬유제품 무자료 거래, 허위 회계처리 등의 방법으로 회삿돈 500억여 원을 빼돌리고, 손자회사 주식 등을 헐값에 넘기는 등 900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2011년 1월 구속 기소됐다. 이 전 회장은 재판도중 간암 등 건강 상 이유로 보석을 신청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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