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ㆍ검찰 수사에도 꿋꿋했던 신동빈, ‘이인원 사망’에 무너져… 아무 말도 못해

신동빈 그룹 회장이 고개를 떨궜다. 1년 넘게 지속된 경영권 분쟁과 지난 6월 이뤄진 검찰의 대규모 압수수색과 수사에도 꿋꿋하게 버텼던 그다. 그러나 이인원 부회장(정책본부장)의 사망 소식을 접한 그는 고개를 떨군 채 단 한마디도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26일 새벽 이인원 부회장이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한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롯데그룹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룹의 총수인 신 회장은 출근 직후 보고를 받고 망연자실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측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전 8시가 좀 넘은 시각에 서울 소공동 롯데그룹 오피스 건물 26층 집무실로 출근한 직후 오전 8시 20분께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을 접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관련 보고를 받고 거의 말을 잇지 못한 채 애통해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신 회장은 물론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특별한 사람이다. 창업주 신 총괄회장과 함께 그룹을 일궈냈고, 롯데 2세 시대가 열리면서 신 회장을 지원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롯데가 2대의 총애를 받은 유일한 롯데맨이다.

특히 그는 신 회장이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을 벌일 때 신 회장을 지지하며 큰 힘을 실어줬다. 특히 그는 공개적으로 “신 전 부회장은 경영능력이 검증 안 된 사람”이라며 “신 전 부회장으로 야기된 작금의 사태는 그룹의 미래와 발전에 어떠한 도움도 될 수 없다”고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마지막까지도 신 회장에 대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그는 유서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며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라고 끝까지 신 회장을 지지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10시께 이 부회장의 자살을 공식 확인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롯데는 “고 이인원 부회장님의 비보는 경찰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은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하신 이 부회장님이 고인이 되셨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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