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꺾인 중소ㆍ중견기업… 수출 2000억 달러 목표 ‘빨간 불’

입력 2016-08-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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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중견기업 수출액 438억4800만달러 6.8% 뚝… 中企도 2.2% 감소

올해 중소ㆍ중견기업 수출 2000억 달러를 목표로 한 정부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 상반기 수출 실적이 작년보다 줄어든 데다, 믿었던 중견기업 수출액마저 하락세로 반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에도 수출이 대폭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어서 사실상 연내 수출 2000억 달러 달성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소ㆍ중견기업 수출은 905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이 중 중소기업 수출은 467억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고, 중견기업은 438억4800만 달러로 6.8% 줄었다. 같은 기간 대기업을 포함한 총 수출도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한 2417억9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중소ㆍ중견기업 수출은 지난해 우리나라 총 수출이 대폭 감소한 상황에서도 증가세를 유지한 바 있다. 특히 ‘산업의 허리’인 중견기업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9.1%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중소ㆍ중견기업 전체 수출(1.3% 증가)을 끌어올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엔 사정이 달라졌다. 나홀로 수출을 이끌어왔던 중견기업의 수출액이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수출에 나서는 중견기업 수가 줄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올 상반기 수출 중견기업 수는 1975개로, 전년 동기 대비 135곳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출 중소기업과 대기업 수는 각각 2130개, 32개 늘었다.

이같이 중견기업 수출이 힘을 잃고 있는 것은 대외적, 자체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박양균 정책본부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중국과 같은 후발주자들이 계속 치고 올라오고 있어 국내 중견기업들의 기술ㆍ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며 “또한 자동차와 전자업종 등 대기업의 완성재 수출이 줄면서 1차 협력사가 많은 중견기업 수출도 같이 감소한 영향도 일부 있다”고 설명했다.

주력 시장인 중국의 변화와 생산기지 해외 이전의 영향을 지목하는 시각도 있다.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 원장은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의 자급력이 올라가다 보니 중간재 수요가 줄어들면서 국내 중견기업에 영향을 준 측면이 있다”며 “해외로 나가는 대기업이 협력사를 같이 데려가다 보니 수출이 줄어든 요인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믿었던 중견기업 수출액이 올 상반기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당초 정부가 목표로 설정했던 연내 2000억 달러 수출 달성도 사실상 힘들어졌다. 중기청은 올 초 각 민간협ㆍ단체를 불러모아 대대적으로 올해 2000억 달러 수출을 중소ㆍ중견기업군에서 달성하겠다고 자신한 바 있다. 당시 중소ㆍ중견기업 현장에선 ‘정부가 현장의 어려움은 모르고 목표 수치 설정에만 혈안이 됐다’며 부정적 시각을 보내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올해 2000억 달러 수출 목표 달성이 어렵게 되면서 정부의 그간의 행보가 무색하게 됐다.

이에 대해 중기청 노용석 해외시장과장은 “하반기 여건이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올해 잡았던 수출 목표 달성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며 “향후 지방청을 통해 수출이 감소했거나 중단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적극 지원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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