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F 60조 시대] 달리는 사모펀드, 빗장 풀리자 뭉칫돈 쏟아져

입력 2016-08-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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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사, 사모펀드 운용업 전환 크게 늘어

IPO 공략·동남아 시장 진출 등 공격투자

공모펀드 ‘수익률 침체’ 속 쏠림 가속화

최근 사모펀드 시장의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여윳돈 보관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국내·주식형 자산에 치중된 공모펀드의 수익률이 장기간 침체된 상황도 사모펀드로의 쏠림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는 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업(헤지펀드)제도 도입를 도입하고 헤지펀드 운용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투자자문사의 운용업 전환이 쉬워졌고 새로 독특한 전략을 가진 사모펀드 운용에 나선 사업자도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자산운용사 138곳 중 전문사모 인가만으로 영업중인 곳은 총 64곳에 달한다. 새로 운용시장에 뛰어든 업체는 물론 기존 고객을 데리고 투자자문사에서 운용사로 전환한 업체가 가세하면서 사모펀드 시장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특히 라임, 그로쓰힐, 타임폴리오, 한가람 등 투자자문업계 공룡들이 전문 사모펀드로 대거 전환하면서 연초 이후부터 사모펀드 붐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의하면 지난달 말 기준 사모펀드 설정액은 235조1991억원이다. 지난해 8월 말 192조5804억원에서 50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공모펀드는 238조9218억원에서 250조6351억원으로 약 10억원 늘어난 데 그쳤다.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규모 차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으로 6월 말에는 약 5억원 차이에 그치기도 했다.

전문 사모 펀드들은 기존 공모펀드가 국내 주식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던 것과 달리 다양한 자산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유경PSG자산운용은 가치주 선별해 매수(Long)하고 시장이 급변하면 지수선물을 매도(Short)해 수익률 변동을 줄이는 롱숏펀드를 선보였다. 파인밸류자산운용과 리운자산운용은 기업공개(IPO) 종목을 집중 공략해 수익률을 극대화 하는 펀드를 출시했다. IPO주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 대부분이 채권을 70% 이상 담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것과 비교해 더 많은 종목을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물량 배정에 나서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 시장 분석에 강점을 내세우는 운용사도 있다. 자문사 시절부터 베트남 시장을 집중 공략한 피데스자산운용은 베트남 주식을 매수하면서 동시에 우리나라 주식을 공매도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증권사도 전문 사모펀드 시장에 가세하면서 사모펀드 규모가 공모펀드를 앞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자산운용사 인가정책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증권회사에 사모펀드 운용 업무(인하우스 헤지펀드)를 허용했다. 이에 이달 5일 NH투자증권이 증권사 최초로 사모펀드 운용 등록을 마쳤다. NH투자증권은 벌써 ‘NH앱솔루트 리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출시하고 연말까지 3000억원을 모집에 나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죽어있던 펀드 시장이 살아나면서 불안한 업황에도 불구하고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저금리에 갈피를 잃은 투자자금이 사모 시장으로 더 쏟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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