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도료 전문업체 현대페인트공업에 지난 17일 장 마감후 지분 18%에 달하는 시간외대량매매가 발생했다. 지배주주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현 지배구조에 변화를 초래하는 징후는 아닌지 촉각을 곤두서게 하고 있다.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대페인트 주식 44만929주에 대해 장마감후 시간외대량매매가 발생했다. 매매주체는 개인들인 것으로 보인다.
매매금액은 당일 종가(2만4050원) 대비 16.84%(4050원) 할인된 주당 2만원씩 88억원으로 특히 현대페인트 발행주식(252만주)의 17.5%에 달하는 막대한 물량이다.
지난 2002년 6년 화의에서 벗어난 현대페인트는 최대주주(67.47%)였던 기업구조조정조합 QCP3호가 해산되면서 지배주주 없이 지내왔다.
개인투자자인 구상양씨가 3.99%의 지분으로 최대주주로 있을 뿐이고, 80% 이상의 지분을 개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회사 경영은 화의 시절 관리인을 맡았던 염공헌 사장이 현재까지 책임지고 있다.
따라서 지배주주 없이 장기간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 오던 현대페인트에 대규모 주식이 거래됐다는 점이 현 지배구조에 변화를 가져오는 ‘촉매’는 아닌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게다가 최근 현대페인트 주가는 약세장 속에서도 이상 급등 양상을 보여왔다. 지난 10일 1만3850원에 머물러 있던 현대페인트는 이후 4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또 현대페인트는 지난 17일 조회공시 답변에서 “최대주주인 구양상씨가 소유하고 있는 지분 3.99%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지배구조 변화의 움직임이 엿보이는 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