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논현동 에코메트로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정상도전에 나서고 있는 한화건설과 한화그룹이 난데없는 청량리 괴담에 빠졌다.
한화그룹은 지난 1997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민자역사 사업체인 한화역사를 설립, 본격적인 민자역사 사업에 들어갔다. 시공은 한화건설이 맡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청량리 민자역사를 둘러싼 잡음이 퍼지고 있다. 더욱이 이런 사태들이 한화건설과 한화그룹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어지고 있어 '청량리 괴담'이란 우스개 소리마저 나돌고 있는 상태다.
첫번째 괴담은 4월 터져나왔다. 지난 97년 한화역사가 대형극장업체인 CGV와 1층을 20년동안 사용하는 권한을 주고 계약금 8억6000만원을 받았지만 2004년에 경쟁업체인 롯데시네마에 사용권을 넘기는 이중계약을 했다. 이에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쇼핑측은 한화역사를 상대로 소송에 들어갔고, 결국 지난 4월20일 법원은 한화측에게 14억원을 CGV에 배상하라고 판결해 롯데쇼핑의 손을 들어줬다.
법적으로는 한화 측이 패소했지만 내용상으로 한화 측에도 다소 억울한 점이 있었다. 한화는 자금부족에 따라 민자역사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고, 그 사이 계약금을 CGV에 돌려주는 등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사 재개시 2개월 안에 재약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CGV와의 계약 내용으로 인해 14억원의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두번째 괴담은 지난 13일 민자역사 건설현장의 오거 장비가 인근 국철 청량리 역사를 덮쳐 전철을 타기위해 기다리던 승객 2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이 역시 한화측이 책임을 지기에는 다소 억울한 면이 있다. 이 사고는 한화민자역사 사업을 맡고 있는 한화건설이 빔 설치를 위해 하도급을 준 E기초건설이 일으킨 사고다.
사망자가 2명이나 나왔다는 내용으로 봐서도 큰 사고지만 문제는 사고를 일으킨 장비 기사가 자취를 감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한화 측은 사고의 의혹만 쓸데없이 커지는 2중고만 겪게 된 셈이다.
한화 측 관계자는 "내가 최선을 다해도 누가 들이받는 자동차 사고처럼 '운 없는 일'들이 자꾸 생겨난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