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눈물 보인 신영자 롯데 이사장…혐의 인정 여부는 밝히지 않아

입력 2016-08-19 13:35수정 2016-08-1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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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자 이사장. 사진= 신태현 기자 holjjak@)

롯데 소유주 일가로는 처음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영자(74) 씨가 법정에 나서 눈물을 흘렸다.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명목으로 80억 원대의 뒷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신 이사장은 9월 열리는 다음 준비 기일에서 혐의에 대한 의견을 밝힐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 부장판사)는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업무상 횡령,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신 이사장에 대한 첫 공판 준비 기일을 열었다.

머리를 풀어헤치고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신 이사장은 30여분 간 진행된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신 이사장 측은 국민참여재판을 받을 의사가 없다고 밝혔고, 구체적인 혐의 인정 여부에 관해서는 "변호인이 새로 선임돼 유·무죄 판단에 대한 의견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일 오전 11시 준비기일을 한차례 더 열고 신 이사장 측 의견을 듣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신 이사장의 아들 명의로 운영되는 비엔에프통상 관련 재무 자료 등 12가지 증거를 제출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장녀로,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에서 이사로 근무하면서 '유통업계의 대모'로 불리며 롯데면세점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며 "롯데가(家) 일원이라는 지위를 악용해 개인적인 이익을 취했고, 자녀들에게 수익을 나눠주기 위해 배임과 횡령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신 이사장은 2007년부터 지난 5월까지 네이처리퍼블릭 등 3개 업체로부터 롯데백화점과 롯데면세점 입점 대가로 총 35억 3000여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신 이사장은 2006년 1월∼2011년 12월 자신의 딸 3명이 실제 근무하고 있지 않은데도 BNF통상과 유니엘에 이사나 감사로 이름을 올리고 급여 명목으로 35억 6000여 만원을 지급받고, 2007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BNF통상 등 5개사에서 임직원 이름을 허위로 등재해 급여를 입금한 후 인출하는 방식으로 자녀들에게 생활비 11억 7000여만원을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NF통상 대표 이모(56) 씨는 이날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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