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4억5천 임대주택? ‘이름’만 임대주택 정책에 우는 서민과 신규업체

입력 2016-08-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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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에서 거주로의 주거 개념 변화를 외치며 정부에서 임대주택 시장 양성에 힘쓰고 있지만 정작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목표로 공급된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의 고급화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신규 업체의 진입마저 막혀있기 때문이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공급되는 뉴스테이는 7818가구에 이른다. 정부가 뉴스테이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건설사들 역시 덩달아 공급물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뉴스테이 물량은 40% 가량 증가했다.

뉴스테이는 주택 임대시장 변화에 맞춰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중산층을 위해 지난해부터 정부에서 추진하는 민간임대주택이다. 의무 임대 기간은 최소 8년이며 임대료 상승률은 5% 이하다. 다만 공공임대와 달리 주택규모 규제가 없고 최초 임대료 값과 입주자격 제한이 없다.

특히 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로 지정된 곳에서는 인허가 절차 단축, 취득세·재산세·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산층의 주거안정이란 목표 하에 이 같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정부는 올해 뉴스테이 물량(사업부지)을 5만5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비싼 임대료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공급물량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GS건설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공급을 시작한 ‘동탄레이크자이 더 테라스’ 보증금은 3억 5000만원~2억 3000~4000만원, 월 임대료 50만원대부터 30만원대에 형성된다. 전세가로 치면 4억 2000만원 수준이다. 이보다 앞서 대림산업이 위례신도시에 공급한 ‘e편한세상 테라스 위례’ 임대가격은 보증금 4억5000만원에 월 임대료 40만원 수준이며, 이는 전세로 전환하면 약 5억3000만원 선이다. 서울에 공급된 뉴스테이의 경우 대림동 뉴스테이 37㎡형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 106만원, 신당동 뉴스테이 59㎡형은 보증금 1억원에 월 10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처럼 고임대료가 논란이 되며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를 비롯해 부산 등에서 공급됐던 뉴스테이 단지의 계약률은 상당히 저조한 성적으로 마무리되기도 했다. 부산에서 처음으로 공급된 ‘감전역 예서 두레라움’ 의 경우 총 277가구 뿐이지만 분양에 나선지 4개월째 입주자 모집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 지적하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당초 임대주택 시장 육성이란 정책을 내세웠지만 이에 대한 투자환경이 갖춰지지 않아 신규업체의 진입이 사실상 어렵다는 사실이다.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르면 투자를 할 수 없는 벤처기업군에는 부동산 및 임대업종이 포함돼있다. 주택임대관리 회사를 창업하려고 해도 투자를 받을 수 없어 사실상 신규진입이 힘들다. 중소기업청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법은 만들어진 지 20여년이 넘었지만 부동산업종에 대한 벤처기업 투자 규제는 바뀌지가 않았다.

이에 뉴스테이 공급과 함께 주택임대관리회사 역시 180여개로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대다수 부동산 중개 및 시설관리업체가 겸업을 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최근에는 셰어하우스가 주거난의 대안으로 꼽히며 새로운 주택임대관리 구조를 제시,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이마저도 벤처기업 금지업종에 속하면서 시장에서 표류하고 있다.

우리레오PMC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의 주택임대관리회사는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스타트업과 같은 신규 벤처기업이 주택임대관리 쪽에 진출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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