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 전일 1095.4원 마감 후 소폭 반등
코스피지수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는 가운데 원달러환율이 1100원선 아래로 떨어지며 원화강세가 주식시장에 복병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0포인트(0.10%) 하락한 2042.64에 개장하며 숨고르기 했다. 전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86포인트(0.04%) 상승한 2044.64에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오르며 종가기준 사흘 연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의 잇단 연고점 경신은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행진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 7월부터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5조1698억원을 순매수 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 기간 기관은 4조2004억원, 개인은 1조5590억원을 순매도 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된 데다, 영국ㆍ일본 등 주요국이 ‘돈 풀기’에 나서면서 풍부해진 글로벌 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은 신흥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프어스(S&P)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 수준인 ‘AA’로 상향 조정한 점도 한국 증시 펀더멘털(기초여건)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했다.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이 주가수익비율(PER) 10.5배로 여타 신흥국ㆍ선진국 시장 대비 20~50% 할인된 수준인데다, 하반기 대형주의 실적개선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도 외국인의 한국 증시 쇼핑을 부채질 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약 150조 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날 원달러환율이 1년여만에 달러당 1100원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난달부터 본격화 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일대비 10.7원 내린 달러당 1095.4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5월 22일(1090.1원) 이후 1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 S&P의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이 원화강세에 탄력을 붙였다.
가파른 원달러환율 하락이 외국인의 매수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등 한국의 수출 대상국 경기는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며 “이들의 경기모멘텀이 강해진다면 한국의 수출 환경은 환율 하락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의 수출주 순매수도 호재 요인”이라며 “원화 강세가 수출주 펀더멘털을 훼손했다면 외국인들이 해당 주식을 매수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과 미국 금리 인상 지연 기대감 등으로 원화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환율 1100원선 아래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잦아들 수밖에 없다”며 “추가 하락할 경우 수출주에 대한 경계심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2012년 이후 형성된 장기 박스권(1850~2050) 상단에 진입하면서 전략적인 측면에서 고민이 높아질 수 있는 시점”이라며 “여기에 가파른 원화강세는 외국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원달러환율은 전일대비 1.1원 오른 1096.5원에 개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