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시너지?..업계 “진의는 두고봐야"
미래에셋그룹이 PCA생명 인수에 나서면서 추진 배경과 실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PCA생명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초 잠재적 투자자들에 투자안내서(IM)를 발송하고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당시 중국계 생명보험사를 비롯해 국내 재무적투자자(FI) 등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PCA생명 매각 가격은 2000억~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선 미래에셋그룹의 PCA생명 추진은 오는 2020년 도입을 앞둔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4 2단계를 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변액보험은 IFRS4 2단계를 준비하는 생명보험사들이 대안으로 뽑는 상품이다. 변액보험의 수입보험료는 특별계정에 주로 쌓이는데 IFRS4 2단계는 저축보험 등의 보험료가 적립되는 일반계정에 영향을 미친다. 특별계정의 자산의 건전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보험사마다 변액보험 늘리기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은 변액보험영업에 강한 면모를 보여준 보험사들이다. 작년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은 27조원의 자산 가운데 5조7000억원대 규모의 변액보험을 보유했다. PCA생명은 5조원대 자산 중에 절반이 넘는 3조7000억원대의 변액보험을 유치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 입장에서는 자산 규모로 5배 이상 작은 PCA생명이 변액보험 부문에서는 4조원에 가까운 변액보험을 갖고 있는 게 투자할 가치로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PCA생명 판매조직이 사실상 와해된 상황에서 합병 시너지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총자산 규모(33조원)가 ING생명을 제치고 업계 5위로 올라서지만, 두 회사 모두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던 곳은 아닌 만큼 파장은 제한적이란 시각이다.
또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온 미래에셋그룹이 규모가 작은 외국계 보험사를 사들여 의아했다”며 “미래에셋그룹이 5조원 규모의 PCA생명을 사들인다고 해서 중소형 생보사들의 경쟁 구도가 바뀐는 등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영업 시너지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진의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산운용업에 기반을 둔 미래에셋그룹이 보험업에 진출할 때부터 여러 우려는 존재했다”며 “보험사를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이 이어지고 있다. 매각을 추진 중인 ING생명에는 중국계 자본이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안방보험은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인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