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실현 욕구 가장 커, 미국시장 안정이후 매도세 진정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끝이 없어 보인다. 8일 현재 외국인들의 순매도는 지난달 13일 920억원 순매도 한 이후 17 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금액으로는 7조1000억원 정도가 된다. 6월 한달간 3조5000억원 내다판 것에 비해 2배 가까운 수치다.
지난 7월 한달간 외국인들은 의약, 전기전자(IT) 업종을 소폭 매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운수장비, 금융 등 대부분의 업종을 매도했다.
종목별로는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샀고, POSCO를 가장 많이 팔았다. 금액으로는 각각 4214억원과 7674억원이 된다.
그 다음 순매수한 종목은 하이닉스(1501억원), 삼성카드(1097억원), LG화학(902억원) 순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디지텍시스템(769억원)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서울반도체(282억원)를 가장 많이 순매도 했다.
그럼 왜 외국인들은 이처럼 단기간에 매도 공세를 펼치는 것일까? 또 그들의 매도세는 언제쯤 진정될까?
외국인들이 순매도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차익실현 욕구가 가장 크다는 지적이다. 거기에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확대돼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부채질 했다고 보고 있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위원은 "그동안 우리 증시는 단기 급등으로 인해 별다른 준비없이 2000포인트 시대를 열었지만, 저가에 매수세에 동참했던 외국인들은 이 시기 분명 차익실현 욕구가 생겼을 것"이라며 "앞으로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는 과거처럼 과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또 쉽게 매수세로 돌아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초 1770포인트 정도였던 코스피 지수는 20여일만에 2000포인트를 넘어섰다. 20일만에 300포인트 가량 급등한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아시아 국가 중 중국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4% 정도로 선진시장(약32%)과 이머징 시장(약24%) 보다 높은 편이다.
대우증권 이경수 연구위원도 "외국인들의 최근 매도세는 과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국내 증시가 단기간 급등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재조정 차원에서 차익실현을 하고 있는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최근 미국 신용경색 우려에 대한 불안감이 위험회피성향을 자극했다"며 "미국증시의 안정이 선행된 이후 외국인의 매도세는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위원도 "외국인 매도의 가장 큰 이유는 차익실현 욕구와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이라며 "외국인은 아직도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시장을 괴롭힐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