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증자 딜레마…외국인 주주 반대 부담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삼성그룹이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대주주인 삼성전자가 참여할 경우 외국인 주주들을 설득하는 것이 과제다. 주주들이 찬성하지 않을 경우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실권주 인수 등 직접 나서는 방법도 있지만 부담이 커 딜레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 내부에서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대주주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성공하려면 대주주가 참여해야 한다”며 “국책은행까지 대출 만기를 3개월만 연장하면서 압박하고 있기 때문에 모른 척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시 주주배정이 이뤄지고 계열사가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자구안의 하나로 올해 3분기 중 1조 원 안팎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지분 17.62%를 보유한 삼성전자다. 이 밖에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그룹이 지분 24.1%를 소유하고 있다.

문제는 명분이다.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삼성전자는 외국인 지분이 50.48%(5월 말 기준)에 달한다. 외국인 주주들을 설득해야 삼성전자가 증자에 참여할 수 있다. 만약 외국인 주주들이 부실 계열사 지원에 찬성하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나머지 계열사 역시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참여할 명분이 없으면 부실계열사를 지원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외국인 주주 등이 배임이라고 반대하면 그룹 참여가 쉽지 않다”며 “그럴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권주를 인수해야 하는데 규모가 만만치 않아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다음 달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유상증자 규모를 확정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은 보통주 기준 수권주식수가 2억4000만 주인데 현재 2억3000만 주를 발행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위해서는 수권주식수를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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