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하계포럼 떠난 전경련, 반성과 개혁의 시간 가져야 할 때

입력 2016-07-2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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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예린 산업1부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CEO들이 27일부터 30일까지 강원도 평창으로 하계포럼을 떠난다. 전경련 하계포럼은 매년 7월 마지막 주 재계 인사들이 여름휴가 기간을 이용해 그해의 경제·산업계 이슈를 논의하고 화합을 도모하는 연례행사다. 올해로 30회를 맞았다.

한때 한국 경제 발전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전경련이지만, 현재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특히 올 상반기 전경련이 보여준 모습은 ‘재계 맏형’이라는 칭호가 무색할 정도다.

전경련은 4월 보수성향 단체 어버이연합에 억대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은 후 지금까지도 묵묵부답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전 국민의 지탄의 대상이 됐다. 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등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고조된 상황에서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경제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사실 전경련 무용론이 나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재계의 굵직한 현안을 다루던 회장단 회의는 저조한 참석률로 운영조차 힘겨운 상황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위상이 역전됐다는 말도 예전부터 나왔다.

전경련의 이번 하계포럼 주제는 ‘새로운 변화와 신(新)나는 대한민국’이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자 다양한 전략을 공유하는 한편, 30회를 기념해 클래식 공연, 평창 대중가요제, 청춘합창단 공연 등 음악을 통한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는 것이 전경련 측 설명이다.

30회를 축하하는 화합의 장도 좋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올해 하계포럼은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고 보다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하계포럼의 주제처럼 전경련도 새로운 변화를 보여줘야 할 때다. 뼈를 깎는 자기 반성과 개혁 없이는 ‘재계 맏형’으로서의 위상은 빛바랜 영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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