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단독] 법원 “줄기세포 보관ㆍ배양사업=의약품 제조행위"

입력 2016-07-18 07:19수정 2016-07-1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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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알바이오 전 제조정지 6개월 취소訴 기각.."무허가 의약품 제조행위 인정"

알바이오(옛 알앤엘바이오ㆍ케이스템셀)가 고객들로부터 일정 비용을 받고 줄기세포를 분리·배양·보관하는 서비스가 '무허가 의약품 제조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린 ‘전 제조업무정지 6개월’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단이다.

알앤엘바이오는 2013년 3월 상장 폐지됐고 4개월 뒤 케이스템셀로 사명을 바꿨다. 케이스템셀은 지난해 6월 다시 사명을 알바이오로 변경했다.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행정법원은 알바이오가 제기한 전 제조업무 6개월 정지 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지난 2014년 12월 알바이오에 대해 무허가 의약품(줄기세포치료제) 제조·판매를 이유로 전 제조업무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지난 2010년 알바이오가 국내에서 허가받지 않은 줄기세포치료제를 일본과 중국에서 환자들에게 투여한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이다. 알바이오는 고객들의 줄기세포를 보관하고 있다가 고객이 중국, 일본 등 국외에서 줄기세포 이식을 요청하면 중앙연구소에 줄기세포의 제조(셀 추가, 분리배양)을 의뢰해 불출하는 방식의 업무를 진행해왔다. 2012년 10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총 481명이 이 같은 방식으로 줄기세포 이식술을 받았다.

식약처는 '줄기세포의 배양하는 것은 의약품 제조행위로 볼 수 있는데, 알앤엘바이오는 줄기세포치료제를 허가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무허가 의약품 제조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2014년 초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식약처에 이 사실을 통보했지만 식약처는 기존 입장대로 무허가 의약품 제조를 이유로 행정처분을 내렸다.

▲알바이오 줄기세포 보관절차(사진: 알바이오 홈페이지)

알바이오 측은 “줄기세포가 장래에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추상적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줄기세포 추출·보관·배양을 권유·의뢰하는 것이지 질병 치료와 같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추출 등을 권유·의뢰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질병 치료 등의 목적으로 줄기세포 사업을 진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약품 제조행위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알바이오는 줄기세포를 고객에게 불출하는 행위는 판매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무허가 의약품을 판매했다는 혐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알바이오 측은 “추출·배양한 줄기세포가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고객의 신체에서 세포를 추출한 후 배양해 보관하는 역할만 했고, 고객도 줄기세포 추출·보관용역에 대해 대가를 지불할 뿐 줄기세포를 교부받는 것에 대해 별로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재판부는 주요 쟁점에 대해 식약처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알바이오가 고객에게서 채취한 지방 조직 등으로부터 추출해 보관하는 줄기세포와 이를 배양해 생성시킨 줄기세포는 사람의 질병을 치료할 목적 또는 사람의 구조와 기능에 약리학적 영향을 줄 목적으로 사용되거나 질병에 효능이 있다고 표방된 것에 해당한다”고 단정지었다. 알바이오는 홈페이지나 홍보 책자에서 추출·배양·보관하는 줄기세포에 대해 명시적으로 치료 효과가 있거나 치료 효과가 기대된다고 표시했다.

특히 사람의 신체에서 분리된 세포는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알바이오가 사용한 줄기세포 일체는 의약품에 해당한다는 게 재판부 시각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고객들로부터 일정한 금액을 받고 줄기세포 일체를 추출·보관 배양해 고객들에게 제공한 행위는 허가받지 않은 의약품을 제조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렸다.

알바이오가 줄기세포를 고객들에 교부하면서 별도의 대가를 받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줄기세포를 보관하고 배양하는 용역에 대해 대가를 지급하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줄기세포를 제고·교부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알바이오는 검찰로부터 ‘무허가 의약품 제조’ 혐의가 없다는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점을 근거로 무죄를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찰은 알바이오가 식약처로부터 제조업 허가를 받았다는 점을 들어 무허가 의약품 제조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뿐, ‘품목허가를 받지 않은 채 의약품을 제조·판매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일축했다. 다수의 바이오 업체들도 동일한 영업을 하고 있는 알바이오 측의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알바이오의 전 제조업무정지 6개월 처분이 과도하다는 주장도 일축했다.

재판부는 “알바이오가 추출·보관·배양하는 줄기세포 일체를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보는 이상 알바이오는 품목허가를 받지 않고서는 줄기세포 일체를 제조할 수 없음이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 제조·판매 행위로 일반 공중의 생명·신체에 위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다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위반 행위와 관련 없는 행위에 대해서도 정지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알바이오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했다. 2014년 12월 식약처의 행정처분 지시 직후 알바이오는 서울행정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행정처분은 유예된 상태다. 1심 판결 이후 알바이오가 서울고등법원 제기한 처분 집행정지 신청도 인용돼 판결시까지 제조업무정지 처분이 진행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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