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선수들끼리 샷 대결...‘리리아 고-박인비-김세영’ 3인방 각축
한국은 세계여자골프랭킹에 따라 박인비(28·KB금융그룹), 김세영(23·미래에셋), 양희영(27·피엔에스), 전인지(22·하이트진로) 등 4명의 나간다. 지난주까지 출전이 목표였던 이들은 각국의 대표들과 그린전쟁을 벌여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에 목표를 수정했다.
도박사들의 예상이 모두 맞지는 않겠지만 1순위로 둔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캘러웨이)가 한국선수들에게는 최대의 걸림돌이다. 여기에 언제든지 우승을 넘보는 베테랑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캐나다 스타 브룩 헨더슨, 태국의 강호 아리야 주타누간도 만만치가 않다.
한때 주춤하기도 했던 박인비는 2014년에는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더니, 2015년 LPGA 챔피언십에서 3년 연속 우승한데 이어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제패, 5개 메이저 우승컵을 모두 안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박인비가 지난해까지 집안을 장식한 트로피는 메이저대회 7개를 비롯해 LPGA 투어 정규대회까지 포함하면 무려 17개나 된다. 그리고 올 시즌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평온한 표정으로 ‘그린 위의 암살자’ 역할을 해온 박인비가 이번 올림픽에서도 통할는지 궁금하다.
박인비의 무너진 사이 결정적일 때 한방을 날리는 대항마가 있다. 바로 ‘역전의 명수’ 김세영이다. 지난해 루키시절 연장전에서 이글 한방으로 박인비를 보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해 3승, 올 시즌 2승을 올렸다. 선두에 나섰다가 그대로 우승한 적이 거의 없다. 지고 있다가 뒤집어버리는 묘한 재주를 타고 났다. 163cm에 태권도가 3단으로 견고한 하체와 유연성이 드라이버 거리 280야드 이상 장타를 날리는 원동력이다. 그가 최종일 역전으로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것인가.
양희영은 너무 연습을 많이 해서 문제인 선수다. 연습장에서 가장 늦게 까지 남아 있다. 그리고 별로 말이 없다. 샷을 보면 늘 우승할 것 같다. 그런데 뭐가 안 되는지 우승문턱에 곧잘 무너진다. 2013년 10월 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투어 첫 승을 거둔 양희영은 지난 3월 혼다 LPGA 타일랜드를 정상에 올랐다. 그는 올 시즌 13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과 준우승 한 차례씩을 포함해 5번이나 ‘톱10’에 들었다. US여자오픈에서도 우승다툼을 하다가 공동 3위에 올라 우승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리우 올림픽 골프 종목에는 남녀 개인전으로 금, 은, 동메달 한 개가 걸려 있다. 4일간 72홀 스트로크 플레이로 경기를 펼쳐 승자를 가린다. 출전선수는 남녀 각각 60명이다. 여자는 8월 17~20일까지 열린다. 이번 올림픽은 골프의 흥행몰이를 위해 세계골프랭킹 15위 이내 선수를 많이 보유한 국가는 4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 다른 국가는 2명이다. 안성찬 골프대기자 golfah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