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 산업1부 기자
1년째 지속되고 있는 롯데그룹의 ‘형제의 난’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다 못해 지쳐 있다. 그런데 형제의 난의 두 주인공, 롯데그룹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대중의 날 선 분노는 신 전 부회장에게 더 기울어 있는 듯하다. 바로 거짓말 때문이다.
“아버지의 정신 건강은 온전하며, 나를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끊임없이 주장한 신 전 부회장의 말이 대표적이다. 그는 또 최근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가자 “신격호 총괄회장이 ‘잘못이 있다면 나도 검찰에 고발하라. 내 딸 신영자도 철저히 수사하라’고 말했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신 총괄회장과 프로 바둑기사인 조치훈 9단의 대국 장면까지 공개했다. 그러나 결국 신 총괄회장의 치매약 복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는 고의적인 거짓말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그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검진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건강검진을 위해 서울대병원으로 출타해 간단한 체크를 받았으며 건강하다는 결과를 들었다”고 말했지만, 서울대병원 측은 “진료를 하지 않아 건강에 대해 어떤 코멘트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신 전 부회장의 쇼였다.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몰린 롯데그룹은 그야말로 풍전등화다. 이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그는 ‘무한 주총’을 선언하며 롯데그룹 흠집내기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19만 명이 넘는 롯데의 직·간접 고용 인원은 물론 국민들은 작금의 사태와 그의 거짓말에 피로감이 쌓일 대로 쌓인 상황이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도 오로지 사익(私益)만을 위하여 그룹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그를 두고 ‘눈 뜬 장님’이란 소리가 흘러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