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참의원선거서 개헌발의선 확보…'전쟁 가능국가' 길텄다

입력 2016-07-1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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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 여당이 7·10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수 획득은 물론 개헌발의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치권은 급속하게 개헌 정국으로 이동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개헌파와 이를 저지하려는 민진당·공산당·사민당·생활당 등 야당 간의 대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아베 총리는 수시로 전쟁 및 무력사용을 금지한 현재 평화헌법 9조 규정의 필요성을 제기해 온 만큼 이번 선거를 통해 ‘전쟁 가능국가’로 가는 길을 튼 것으로 받아들여져 주변국과의 긴장 관계가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 아사히신문이 집계한 11일 오전 1시 30분 현재 중간 개표 결과(4개 의석 미확정) 자민·공명·오사카유신회·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 등 개헌파 4개 정당이 참의원 선거(선거대상 121석)에서 합계 75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 4개 정당은 이번에 선거를 치르지 않는 의석(비개선 의석) 84석을 포함해 159석을 확보했다. 여기에 개헌을 지지하는 무소속 의원 4명을 더하면 개헌파의 참의원 의석수는 163석으로 개헌안 발의 정족수인 162석(전체 의원의 3분의 2)을 넘어서게 됐다. 교도통신도 이번 선거 결과 개헌파 4개 정당과 개헌을 지지하는 무소속 의원 수를 합하면 개헌안 발의 정족수를 넘기게 됐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 집계에 따르면 자민당은 55석, 공명당은 13석, 오사카유신회는 7석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진당은 31석, 공산당은 6석, 사민당은 1석, 무소속은 4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고, 4석은 최종 확정이 되지 않았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현재 중의원에서도 개헌안 발의가 가능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앞으로 일본 정치권은 개헌 정국으로 급속하게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우선은 긴급사태 조항 등을 개헌 항목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제기해 왔던 일본의 군대 보유 및 무력 사용을 금지한 헌법 9조 개헌의 경우 찬반론이 나뉘고 있기 때문이다. 긴급사태 조항은 대규모 재해가 발생하는 등의 비상시에 총리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내용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궁극적으로 평화헌법 9조 개정을 통해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개헌 논의 방향에 따라서는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견제하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긴장 관계가 조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개표 진행 중에 현지 TV와의 잇따른 인터뷰에서 “헌법심사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어떤 조문을 어떻게 바꿀지가 결정된다”며 “논의가 수렴된 뒤 국민투표에서 개정을(개정에 대한 찬반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베 총리는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바꾸는 등의 내용을 담은 집권 자민당개헌안 초안 그대로 헌법을 개정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혀 일단은 긴급사태 조항 등으로 개헌론의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은 이날 승리로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패한 이후 3차례 연승하는 기록을 세우며 정국 운영 주도권을 한층 공고히 하게 됐다.

 

반면 이번 선거를 앞둔 지난 3월 민주당과 유신당이 합당해 출범한 민진당은 전신인 민주당 당시 2차례에 이어 3차례 연속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더욱이 민진당은 이번 선거에서는 32개 소선거구에서 공산당, 사민당, 생활당 등과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여권에 맞섰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해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카다 대표는 TV 개표방송 중 가진 인터뷰에서 여권에 과반수를 내준데 대해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임기는 다할 것이다. 그 이후는 백지다”라고 답했다. 한편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11일 오전 1시 잠정 집계 결과 54.70%로 나타났다. 이는 2013년 7월 투표율 52.61%보다 약간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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