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10일 한미 양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주한미군 배치 결정에 대해 “저는 잃는 것의 크기가 더 크고, 종합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고 “배치에 따른 득과 실이 있으며, 얻는 것의 크기와 잃는 것의 크기를 따져봐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에 대해 △사드 체계의 성능 문제 △비용부담 문제 △한중 관계 악화 △사드 체계의 전자파로 인한 국민의 건강문제 등 4가지 문제점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미국 내에서도 성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다수설이고, 실전 운용에 요구되는 신뢰성이 아직 부족하다는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사드 배치와 운영·유지비용은 미국이 전액 부담하며, 한국은 부지와 기반시설 등만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재 미국의 대선 등 정치상황을 고려할 때, 수조원의 비용을 결국 우리가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 비중이 전체 수출의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2000년 마늘파동 등 중국은 우리에게 다양한 수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적인 대북제재에 공조해왔던 중국의 이탈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사드 배치가 오히려 북한의 핵보유를 돕는 역설적인 상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자파 문제를 두고도 “만약 배치를 강행한다면 후보 지역에서 첨예한 갈등을 유발할 것이며, 오랜 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사드 배치는 단순한 군사·안보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문제, 외교문제 그리고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며 “따라서 이 문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회적인 합의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가 공동으로 상임위를 소집해 장·단점을 분석해야 한다”면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예산을 증액하고 기술개발을 앞당기는 등의 여러 대안도 검토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회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전원위원회에서 광범위하게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