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분식회계로 270억 부당환급…검찰, 신동빈 관여 여부 조사

입력 2016-07-08 16:44수정 2016-07-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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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처로 의심받고 있는 롯데케미칼이 분식회계를 통해 세금 270억여원을 환급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롯데케미칼 전직 재무담당 임원 김모 씨를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KP케미칼의 공장설비 등 자산을 있는 것처럼 장부에 올려 과세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 270억여원을 부당하게 환급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은 2004년 KP케미칼을 인수하면서 롯데케미칼이 됐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이 2004년 호남석유화학이 KP케미칼을 인수할 당시 대표이사를 지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신 회장이나 인수합병을 추진한 정책본부가 일종의 소송사기에 해당하는 이 범죄에 지시를 하거나 알고 있었는지에 따라 처벌범위가 확대될 수도 있다. 또 소송을 대리한 대형로펌에 대해서도 세금환급 요구의 기초로 삼은 자산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과거에 공적자금 수사를 할 때 설비나 자산과 관련해 분식회계를 한 경우는 있었지만 대기업이 그걸 토대로 법인세를 돌려환급받은 사례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제품을 해외에서 거래하는 과정에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200억원대 수수료를 지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자금이 비자금으로 조성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롯데 측은 1998년 IMF금융위기 때 일본 롯데물산이 자금지원을 한 데 따른 대가를 지급했을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검찰은 롯데 측 해명이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고 판단해 일본 사법당국에 관련 자료를 확보해달라는 사법공조를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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