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상반기 결산] 잘 나가는 ‘金·러브 펀드’… 돈 몰리는 ‘中·배당주’

입력 2016-07-05 11:02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국내펀드 ‘ETF·인덱스’ 상위 포진

해외펀드 ‘안전자산·신흥국’ 선호

‘블랙록월드골드자’ 수익률 79%

브렉시트 반사이익·경기회복 분석

꾸준한 자금 유입… 中 펀드 기대

2016년 상반기 펀드시장은 코스피200인덱스펀드와 중소형운용사들의 독주, 그리고 금, 러브펀드의 약진으로 요약된다.

더딘 세계경제 회복으로 국내 증시가 박스피 장세를 오가면서 전년 동기 승승장구하던 중소형주 관련 펀드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잘 나가던 운용사들의 순위도 대거 손바뀜했다.

대형사들은 사실상 미래에셋을 제외하곤 줄줄이 성과나 수탁고 측면에서 밀린 모습이다. 올해는 그간 묵묵히 투자철학을 지켜 온 중소형운용사와 외국계 운용사들의 선전이 돋보였던 한 해라는 평가다. 공모펀드 부진 속에 단 1년 사이 펀드시장 환경도 격세지감이라 할 정도로 많이 뒤바뀐 모습이다.

◇ 대형주 선방에 인덱스·패시브 펀드 순항…미래에셋‘이름값’=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분석한 올 상반기 국내 주식형 일반 유형펀드 평균 성과는 -5.07%에 불과하다. 전년 동기 10% 이상 고수익을 올려 투자자들의 지갑을 두둑하게 채워준 중소형주식펀드도 -7.61%까지 성과가 고꾸러졌다(2016년 6월28일 기준).

오히려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는 대형주의 선방으로 코스피200인덱스펀드(-0.60%)가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는 평가다. 상반기 국내 주식형 TOP10을 집계한 결과 대부분 패시브펀드(ETF) 및 인덱스펀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요 패시브펀드들이 주요 상위권을 점령해 이름 값을 과시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TIGER200중공업상장지수(주식)(8.09%),미래에셋TIGER200헬스케어상장지수(주식)(7.96%), 한화ARIRANG고배당주상장지수(주식)(4.94%), 미래에셋TIGER200철강소재상장지수(주식)(3.83%), KB첫재테크ETF자산배분자(주혼-재간접)A(3.58%), 키움KOSEF고배당상장지수(주식)(3.57%) 등이 올 상반기 최우수 성과펀드 TOP 10 안에 들었다.

안현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팀장은 "올 상반기에는 그 동안 철저하게 시장에서 소외됐던 섹터들의 반등세가 강했고, 이 가운데 중공업 섹터가 대표적"이라며 "섹터 내 조선업이 최근 몇 년간 업황 부진과 구조조정 등 좋지 않은 뉴스 플로우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과도한 주가하락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측면이 부각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한 헬스케어 섹터 역시 작년부터 대형 제약사의 신약 기술 수출로 상승세인데다, 노령화 증가에 따른 수요, 정부정책, 기술 등 요인으로 성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액티브펀드 가운데 TOP 10 순위안에 든 것은 유경PSG액티브밸류(주식)Class A(7.28%)와 유진챔피언배당주자(주식) Class S(3.27%)가 유일했다.

두 운용사 모두 중소형운용사로 차별화 된 투자철학으로 꾸준히 주목 받아온 곳이다. 유경PSG자산운용의 강대권 본부장은 1981년생으로 업계 최연소 운용총괄(CIO)로 지난 2013년 영입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올 상반기 가장 우수한 성과를 기록한 유경PSG액티브밸류(주식)Class A(7.28%)는 가치주 펀드는 장기투자를 한다는 공식을 벗어났다. 강대권 본부장은 "유경PSG액티브밸류펀드는 가치주 펀드이지만 저성장 국면에서 장기투자를 무작정하는 기존 가치주 전략에서 벗어난 전략으로 운용한다"며 "이 펀드는 아주 싼 국면에서 업종, 종목 특정 분야 없이 낙폭과대주를 담고 불안한 국면에선 현금 비중을 늘리는 보수적 대응으로 일관한 점이 성과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국내 주식형 자금 유입측면에선, 부침이 없는 인덱스, 연금, 배당, 소득공제형 펀드들로 자금이 꾸준히 몰렸다.

300억원 이상 자금이 유입된 펀드별로 살펴보면, 멀티에셋코리아베스트다이나믹인덱스자1[주식-파생]_CI(760억원), 맥쿼리뉴그로쓰자 1(주식)종류A(646억원), 신영퇴직연금배당주식자(주식)C형(501억원), 베어링고배당플러스(주식)ClassF(381억원), 한국밸류10년투자소득공제(주식)종류C(324억원), KB밸류초이스목표전환(주식)A클래스(324억) 등이 꼽힌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엔 대외적인 불확실성 탓에 미국의 금리인상이 핵으로 부각되는 등 변동성 고조로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배당펀드, 인덱스, 연금펀드로 몰린 것 같다"며 "하반기 역시 브렉시트 우려 등 대외 변동성이 확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유형 펀드로의 자금 쏠림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안전자산선호 심화 금(金)펀드 고공질주…러·브펀드도 ‘함박웃음’ = 2016년 상반기 해외펀드는 금펀드와 러·브(러시아·브라질)펀드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제로인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 펀드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둔 지역은 남미신흥국주식(14.89%), 유럽신흥국주식(5.54%) 등 주로 신흥국 펀드들의 성과가 돋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질주하던 중국펀드와 헬스케어펀드 등은 낙폭이 뚜렷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동 기간 중국주식(-13.63%), 일본주식(-18.06%), 헬스케어섹터(-16.37%)는 상반기 부진의 늪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상반기 해외주식형 TOP10 중 블랙록월드골드자(주식-재간접)(UH)(A)(78.82%), 블랙록월드골드자(주식-재간접)(H)(A)(78.15%), IBK골드마이닝자[주식]A(70.49%), 신한BNPP골드 1[주식](종류A)(66.02%), 블랙록월드광업주자(주식-재간접)(UH)(A)(34.35%), 미래에셋인덱스로브라질자(주식)종류C-e(33.74%), 프랭클린브라질자 (UH) (주식) Class A(33.10%), 키움글로벌천연자원 1[주식]A(30.79%), 신한BNPP봉쥬르브라질자(H)[주식](종류A1)(30.70%) 등 주로 금, 브라질, 원자재 관련 펀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금 펀드가 이처럼 함박웃음을 짓게 된 이유는 글로벌 저금리 기조와 함께 브렉시트 우려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로 금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금 가격은 브렉시트 국민결과 투표 결과가 탈퇴로 확정된 이후 온스당 1320달러까지 치솟으며 2014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갱신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렉시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노출 된 유럽을 중심으로 위험자산인 주식 투자에는 아직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 역시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다양한 관련 상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올 상반기 해외펀드 자금 유입측면에선 베트남펀드를 비롯 중국펀드와 유럽가치 배당펀드에 자금이 대거 몰렸다. 실제 올 상반기 해외펀드 중 가장 자금을 많이 끌어 모은 펀드는 한국투신의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자(주식)(C)'(6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영철 한국투신 채널영업본부 부장은 "베트남이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글로벌 수출기지로 떠오르고 있고, 6% 후반대의 GDP(국민총생산)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당사는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노령화가 화두인 가운데, 베트남은 30대 이하 인구가 60% 이상으로 젊고 싼 노동력이 많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처럼 젊은 베트남에 장기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부장은 "실제로 사업이나 여행 차 베트남을 방문한 후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서 베트남의 활기를 보고 투자결정을 하는 고객의 유입도 큰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자(주식)(C)'의 뒤를 이어 신한BNPP중국본토RQFII자 1(H)[주식](종류A1)(574억원),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Share자(H)[주식]클래스A(555억원), NH-Amundi Allset글로벌실버에이지자(H)[주식]ClassA(309억원), 삼성유럽가치배당자H[주식]_Cf(301억)등이 자금 유입 상위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펀드가 성과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유입 된 배경에는 저평가 벨류에이션 매력과 재정지출 확대, 부동산 경기 확대 등 전반적인 경기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은 점진적으로 경기가 좋아 질 것이라는 진단과 함께 선강퉁 개막 기대감, 브렉시트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 하다는 인식에서 고객들의 자금이 모이는 것 같다"며 "당사 역시 하반기 중국펀드를 추천펀드로 내걸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올 상반기 운용사별 수익률을 집계해 본 결과, 상대적으로 중소형운용사들과 외국계운용사들의 선방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두각을 보인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메리츠, 에셋플러스운용 등은 올해 TOP 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 상반기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인 곳인 유경PSG운용(7.37%)으로, 이 운용사는 유일하게 플러스 성과를 냈다. 뒤 이어 베어링운용(-0.50%), 슈로더운용(-0.59%), 흥국운용(-0.68%), 교보악사운용(-0.86%), 키움투자운용(-1.28%), NH-Amundi운용(-1.41%), 칸서스운용(-1.45%), 유리운용(-1.61%)등이 상반기 선방한 운용사 랭킹에 들었다(2016년 6월28일 기준).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