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의 티타임] 행복한 노후생활 원한다면 ‘3대 리스크’ 대비하라

입력 2016-06-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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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정 농협은행 전북영업본부 WM 차장

장수의 개념이 축복에서 불안으로 그리고 위험으로 변한 지 이미 오래 되었다.

과거에는 환갑을 넘기면 장수를 축하하기 위해 잔치를 열었고,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 하여 칠십을 넘는 사람 보기가 몹시 힘들었으나, 요즘은 경로당에서 70대는 걸레와 재롱을 담당하는 막내 노릇을 해야 한다고 한다.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소득 수준에 맞는 합리적인 준비를 통해 노후생활을 위협하는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대체적으로 노후 생활을 위협하는 세 가지 리스크는 장수 리스크와 건강리스크, 그리고 자녀 리스크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장수 리스크다.

예전에는 30년 배우고 30년 벌어서 20년 동안 소비하는 생활을 했는데, 요즘은 30년 동안 번 돈으로 40년을 먹고 살아야 하는 상황으로 급변하게 되었다. 1년 먹고 살 돈으로 2년을 먹고 살아야 하니 예전보다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궁핍한 상황에 노출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노후생활에 대한 준비는 심각하게 부족하다. 지난해 보험개발원의 30~50대 가구주 12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적정생활비는 월 269만원, 최소 생활비는 월 196백만원이었으나, 적정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다고 예상한 가구 수는 7.9%, 최소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다고 예상한 가구 수는 8.1%에 불과했다.

또한, 지난해 말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가 30~50대 중산층 1128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39.9%가 은퇴 후 소득이 월 100만원도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궁핍한 노후생활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연금보험 가입 등을 통해 미리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연금보험을 가입할 경우 보통 은퇴 전 70% 수준의 소득대체율로 설계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한, 은퇴 설계시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의 나이까지 고려하여 적정한 기간을 설계해야 한다.

요즘 인기있는 남녀는 연타남, 연타녀라고 한다. 연타남과 연타녀는 연금 타는 남자, 연금 타는 여자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노후생활을 위해 얼마를 가지고 있는가 보다는 매월 얼마의 연금을 받는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다음은 건강 리스크다.

고령자는 젊은 사람들에 비해 각종 질병과 사고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더 많아서 개인연금 등으로 노후 생활비를 해결한다 하더라도 질병에 걸려서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여 여유자금을 초과하는 목돈이 의료비로 사용된다면, 의료비야말로 노후 생활의 큰 위험이 된다.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생애의료비 지출 1억원 중 50% 이상이 65세 이상인 노년 시기에 발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젊었을 때부터 실손보험 등을 통해 의료비를 미리 준비해서 그 부담을 줄여야 한다. 실손보험은 가입자가 2014년 기준으로 3000만 명이 넘어 국민건강보험 다음으로 많이 가입하는 보험이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보험상품이 80세를 만기로 설계를 했지만, 요즘은 기본이 100세이고 최근에는 110세까지 설계하는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녀 리스크다.

요즘은 노후생활의 가장 큰 적은 자식 이라는 말이 있다. 자녀를 양육하는 동안에 드는 교육비나 결혼자금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독립하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며 살아가는 ‘캥거루족’이 되면 노후자금 준비에 있어서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필자도 아이의 초라한 성적표를 보면 나의 노후생활이 험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물론 성적이 좋은 사람이 취업을 잘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다 커서도 계속해서 뒷바라지를 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자녀와 함께 집안의 경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상의해서 자녀가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자녀가 어렸을 때부터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자녀가 원하는 대로 지원해주지 말고 명확한 지출의 한계를 설정해서 자녀에 대한 경제적 지원 범위도 자녀와 함께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노후 준비를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소득이 생기기 시작한 시점이 노후 준비 시작의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소득이 적다고 우선 순위에서 뒷전으로 미뤄 놔서는 안 된다. 처음 소득이 생기기 시작한 시기보다 은퇴에 더 가까워졌을 때는 더 많은 돈이 들 수밖에 없다.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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