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우려와 달리 큰 변동 없어…탈퇴까지 최소 2년 위험요인 잔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영국계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반기 국내 증시는 국제정책 공조 영향으로 오히려 안정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한 뒤 27일 수백억원이 순매수됐다”며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크게 의미있는 수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영국계 투자자들은 국내 상장주식을 36조477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전체 외국인 상장주식 보유액(433조9600억원)의 8.4%로, 미국계(172조8200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브렉시트 결정 직후 일각에서는 영국계 자금이 대거 한국 시장을 이탈해 국내 증시가 수급 측면에서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 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EU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탈퇴를 원하는 회원국이 협상을 통해 탈퇴하는데 최소 2년에서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 및 EU가 시장 충격을 제한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정책적 공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번주부터 EU 정상회담, ECB 포럼 등 정책 기대감이 확대될 수 있는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연기 및 향후 인하 기대감, ECB 완화정책 강화, 브렉시트 위협을 최소화 하기 위한 국제공조 움직임 등이 글로벌 금융시장 위협을 진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미국경기 지표가 비교적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브렉시트 영향을 상쇄하는 요인이다. 글로벌 증시의 하방 위협을 어느 정도 제한해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광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시장이 지난달 소폭 둔화됐지만 상당히 개선된 상태”라며 “미국 1분기 GDP 3차 개정치와 관련 시장에서는 증가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심리는 브렉시트 효과가 일부 반영되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요인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미국 금리인상, 글로벌 경제정책 등 대외 변수를 모니터링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는 신용 및 금융위기가 아닌 정치적 불안정의 성격이 강한 것”이라며 “국내 주가는 글로벌 정책공조를 통한 저점형성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정책공조의 강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링 등에 대응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정책 기대를 반영한 안도 랠리가 저개되겠지만 강도나 지속성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