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조세피난처 의심국에 46개 해외법인 운영”

입력 2016-06-2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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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기업연구소 해외법인 256곳 분석

(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오너 일가를 겨냥한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를 받는 롯데그룹이 해외법인의 256곳 가운데 46곳(18%)을 이른바 ‘조세피난처’ 의심 국가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롯데그룹 해외법인은 총 256곳으로 지난해 대비 6곳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법인 중 절반에 가까운 108곳(42.2%)이 중국(홍콩 포함)에 소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석유화학 사업에 집중하는 롯데가 중국을 해외사업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다음으로는 베트남(23곳), 미국(17곳), 인도네시아(17곳), 말레이시아(16곳), 카자흐스탄(11곳) 순이다. 롯데그룹은 조세피난처로 의심되는 나라에도 46개 법인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롯데 그룹 해외 계열사의 18%다. 46곳 중 26곳은 홍콩에 계열사를 배치시켜 놓았다.

2만기업연구소는 롯데가 해외법인을 둔 조세피난처 의심국으로 홍콩(26곳), 싱가포르(9곳), 네덜란드(5곳), 케이만군도(3곳), 룩셈부르크·모리셔스·영국령 버진아일랜드(각 1곳) 등을 꼽았다.

홍콩에는 롯데마트 차이나가 100% 지분을 확보한 법인 8곳을 두고 있다. 호텔롯데도 2개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진아일랜드에는 지난해 해외법인 9곳이 있었는데 올해는 1곳으로 크게 줄었다. 네덜란드에는 호텔롯데가 출자한 롯데유럽홀딩스가 있다. 유럽홀딩스는 러시아에 현지호텔 등 계열사 4곳을 두고 있다. 네덜란드는 법인세율이 낮아 절세 목적으로 기업들이 해외법인 설립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이 연구소는 설명했다.

롯데그룹 해외법인 중 71곳은 롯데쇼핑이 지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은 룩셈부르크 코랄리스를 비롯해 중국(홍콩 포함),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의 법인 10곳에 직접 출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쇼핑홀딩스 싱가포르와 롯데쇼핑홀딩스 홍콩은 다수의 자회사를 거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쇼핑홀딩스 홍콩은 27개 회사를 중국과 케이만군도 등에 운영 중이다. 케이만에 세운 법인 중 핵심은 LHSC 유한회사다. 이 회사는 다시 케이만에 세운 럭키 파이(Lucky Pai Ltd.)의 최대주주로 활동 중이다. 케이만에 있는 럭키 파이는 중국 상하이에 4개 법인을 뒀고, 4개 법인 중 한 곳인 럭키 파이(상하이) 인포메이션은 다시 중국에 4개 회사를 거느리는 등 꼬리에 꼬리를 물며 복잡한 지배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선 2만기업 연구소장은 “롯데그룹을 비롯해 국내 다수의 대기업 등은 조세 피난처 목적으로 홍콩에 해외 법인을 두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와 홍콩과는 아직 조세협정을 정식 체결하지 않아 국내 검찰 및 국세청에서 계좌 자료 등을 분석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오 소장은 “롯데도 홍콩에 많은 해외 법인을 두고 있어 롯데그룹의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서 검찰이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자칫 롯데 측에 면죄부를 주게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며 “검찰과 국세청이 국내 재벌 등의 해외 비자금 조성 현황 등을 철저하게 조사하기 위해서라도 국회에 계류 중인 홍콩과의 조세 협약 비준안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자료=한국2만기업연구소)

(자료=한국2만기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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