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일동제약, 내일 지주사 전환 재도전..세가지 관전포인트

입력 2016-06-2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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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법인으로 새 먹거리 창출..창업주 3세 첫 단독대표 출범·지분승계도 마무리

일동제약이 오는 2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지난 2014년 녹십자에 가로막혀 무산된 이후 2년 만의 재도전이다.

이번에는 일동제약 최대주주와 우호세력의 지분율이 50%를 넘어 이변이 없는 한 분할 안건 통과가 유력하다. 일동제약은 사업영역별 분할과 신사업 법인 설립을 계기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그동안 회사를 괴롭히던 경영권 분쟁 리스크가 말끔히 해소된 시점에서 창업주 3세 윤웅섭 사장이 최대주주에 오르며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출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알짜 계열사 일동후디스의 자회사 편입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일동제약 본사 전경

◇일동제약, 분할 이후 필러 시장 등 신사업 도전장

일동제약의 분할 내용을 살펴보면 분할 후 존속회사인 일동홀딩스는 투자 사업부문을 담당하고 인적분할로 설립되는 신설회사 일동제약은 의약품 사업부문을 담당한다 분할 비율은 0.29%, 인적분할신설회사는 0.71%이다.

물적분할을 통해 일동바이오사이언스와 일동히알테크의 신설이 눈에 띄는 변화다. 일동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신설되는 2개 법인을 통해 일동제약이 구상하는 새로운 먹거리를 엿볼 수 있다.

▲일동제약 분할 이후 존속·신설회사 사업부문 및 대표이사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바이오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담당한다. 일동바이오사이언스는 유산균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일동제약은 1957년 유산균연구를 시작해 1959년 국내최초 유산균제 비오비타를 개발한 이후 약 60년간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를 진행하면서 독자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했다. 일동제약은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별도의 전문조직과 대량생산이 가능한 시설을 운영 중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말 새로운 프로바이오틱스 브랜드 ‘지큐랩’을 출범하며 유산균 사업 강화를 선언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생산, 유통, 판매 등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법인을 통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다.

일동히알테크는 ‘히알루론산’ 성분으로 만든 제품을 담당하는 신설회사다. 일동제약은 점안제, 슬관절주사제 등을 생산·판매하며 히알루론산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향후 히알루론산 필러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미 히알루론산 필러는 제약사들의 새로운 수익창출원(캐시카우)으로 떠오른 상태다. 특히 중국에서 한류 열풍을 타고 LG생명과학, 휴온스 등이 만든 히알루론산 필러가 인기몰이 중이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중국에서만 히알루론산 필러를 200억원어치 이상 팔았다.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일동제약 입장에서도 히알루론산 필러 시장도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인적분할로 신설되는 일동제약은 의약품 사업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일동제약은 지난 몇 년간 연구개발(R&D) 중심 업체로 변신해왔다.

일동제약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단 한 건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을 정도로 신약 개발에 인색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무려 42건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정도로 경영 방식이 전면 바뀌었다.

현재 10여건의 복합 개량신약을 개발 중이며 LG생명과학으로부터 판권을 넘겨받은 B형간염신약 ‘베시포비어’도 막바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베시포비어가 신약 허가를 받게 되면 일동제약 창립 이후 첫 신약을 배출하게 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투자 사업부문, 의약품 사업부문, 바이오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 히알루론산 및 필러 사업부문을 분리하고 향후 투자사업부문을 지주회사로 전환함으로써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경영안정성을 증대시킬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첫 단독 대표체제ㆍ지분 승계 마무리'..3세 윤웅섭 사장 장악력 강화

일동제약 분할 이후 경영진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윤웅섭 사장(49)의 회사 장악력이 견고해졌다는 점이다. 윤 사장은 일동제약 창업주의 손자이자 윤원영 회장의 장남인 3세 경영인이다.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
일동제약 분할 이후 윤 사장은 핵심 사업회사인 일동제약에서 단독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윤 사장은 지난 2013년부터 일동제약 대표이사를 역임했지만 기존에는 이정치 회장(74)· 정영진 부회장(58)과 공동 대표체제를 구축했다.

과거 '오너같은 전문경영인'과 공동으로 회사를 경영했던 것에서 벗어나 윤 사장의 첫 ‘홀로서기 경영’이 시작되는 셈이다. 이정치 회장과 정영진 부회장은 각각 일동후디스에서 대표이사 회장과 부회장을 맡는다.

윤 사장의 회사 지배력도 견고해졌다. 지난 1분기 기준 일동제약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31.67%이다. 윤원영 회장이 6.42%, 윤웅섭 사장이 1.67%의 지분을 각각 보유 중이고, 최대주주는 8.34%를 보유한 씨엠제이씨다. 씨엠제이씨는 윤원영 회장이 설립한 개인 회사다.

씨엠제이씨는 지난 2013년 당시 경영권을 위협했던 주요주주 안희태씨 등의 주식(6.98%)을 매입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윤 회장이 개인 회사를 활용해 경영권을 방어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윤 회장이 지난해 씨엠제이씨의 지분 90%를 윤 사장에 증여하면서 씨엠제이씨는 사실상 윤 사장의 소유 회사가 됐다. 윤 사장의 일동제약 지분은 1.67%에 불과하지만 씨엠제이씨의 지분을 합치면 최대주주가 된다. 일동제약 경영권 뿐만 아니라 지분 승계도 사실상 마무리하고 지주회사체제를 출범하는 셈이다.

그동안 일동제약이 녹십자를 비롯한 주요주주의 견제로 지배구조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 수준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2014년 1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회사 분할안을 의결했지만 2대주주 녹십자 등의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일동제약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를 제외한 주유 주주로는 지난해 녹십자의 지분을 매입한 썬라이즈홀딩스가 2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썬라이즈홀딩스가 인수한 지분은 윤원영 회장과의 주주간 계약을 통해 향후 경영진과 의결권을 함께하는 조건으로 장기간 공동보유하기로 해 우후세력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일동제약 최대주주가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며 경영권을 위협하는 세력은 사라진 상태다.

◇'알짜 계열사' 일동후디스 자회사 편입 '산 넘어 산'

일동제약 분할 이후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비상장 계열사 일동후디스의 자회사 편입 여부다. 분유·유유 등 유업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일동후디스는 지난해 1161억원의 매출을 올린 '알짜 계열사'로 평가받는다.

일동제약의 분할 이후 지주회사인 일동후디스는 2년 내 상장 자회사는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는 4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해야 한다. 그러나 일동제약이 보유소유하고 있는 일동후디스의 지분은 29.91%로 비상장 자회사 지분율 요건에 다소 못 미친다.

단순 계산으로 일동홀딩스가 일동후디스의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 자회사 편입에 문제가 없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일동후디스의 최대주주는 일동제약이지만 이금기 회장(21.47%)과 일가가 총 42.84%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이금기 회장이 최대주주다.

▲2004년·2015년 일동후디스 지분구조(자료: 금융감독원)
일동제약이 일동후디스를 상장하면 자회사 편입 문제는 해소가 된다. 하지만 이금기 회장이 일동후디스의 상장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일동제약과 이금기 회장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이금기 회장은 1960년부터 50년 동안 일동제약에 몸 담은 대표적인 ‘일동맨’이다. 1984년부터 2010년까지 26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국내 제약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으로 기록됐다.

사실 일동제약과 이금기 회장이 결별하는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지난 2010년 일동제약 2대주주 안희태씨가 감사 후보를 추천하면서 “이금기 대표가 불투명한 절차를 통해 개인 및 친인척의 일동후디스 지분을 확대했다”며 이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 2004년 일동제약의 일동후디스 지분율은 48%에 달했다. 결국 이 회장이 일동제약에서 물러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지난 2014년 일동제약이 녹십자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을 당시 일동후디스는 보유 중이던 일동제약의 주식 일부(1.65%)를 장내 매도하면서 일동제약 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도 했다. 일동제약과 이금기 회장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일동제약 측이 이금기 회장으로부터 상장 동의를 받지 못하더라도 일동후디스의 기타 지분 27.25% 중 숨어있는 우호지분을 찾아내 사들이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 일동제약과 이금기 회장 측과의 전면전을 선언하는 것이어서 쉽지만은 않다.

일동후디스의 계열 분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동홀딩스가 비상장 일동후디스의 지분 40%를 보유하지 못하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이금기 회장은 현재 일동제약의 지분 5.47%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금기 회장의 일동제약 주식과 일동제약의 일동후디스 주식을 스왑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일동제약 측은 “일동 경영진과 이금기 회장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원활한 해결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일동제약이 지난해 4월 회사를 떠난지 4년이 지난 이금기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위촉한 것도 ‘이금기 회장 환심 사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동제약 측은 “이 회장이 26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회사 성장을 이끈 공로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명예회장으로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일동후디스의 자회사 편입 문제는 2년 이내에 해결하면 된다”면서 “향후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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