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1조원이나 쏟아부었는데”… 조양호, 채권단 압력에 곤혹

입력 2016-06-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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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채권단 ‘추가출자’ 요구… 조 회장 “추가 지원 없다” 맞서 신평사, 신용등급 CCC로 줄줄이 강등… 대한항공도 적자 지원 여력 없어

“한진해운 추가 지원이냐, 나머지 계열사들이라도 살리느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진해운 추가 지원에 대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조 회장은 점점 강해지는 채권단의 압박으로 그 어떤 결론이라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현재 “향후 2년간 운영자금 1조2000억 원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니 추가 출자안을 제출하라”며 조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한진그룹 대주주의 책임에 기반한 1조 원에 달하는 유동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조 회장은 이에 대해 “이미 2014년 한진해운을 품은 이후 대한항공과 한진그룹 계열사들이 1조 원 넘게 지원했다”며 “한진해운에 추가 지원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채권단의 압력이 강해지면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앞서 한진해운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할 당시 마련했던 자구안(4112억 원)이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지만, 1조 원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런던 사옥 매각 잔금 322억 원, 상표권 유동화 잔금 342억 원 등 이달에 확보한 유동성은 약 664억 원에 불과하다. 또 지난달까지 H라인 해운 잔여지분, 벌크선과 일본 도쿄 사옥 일부 매각 등으로 650억 원가량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일제히 강등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0일 한진해운의 무보증회사채 신용등급을 B-에서 채무불이행 위험이 높은 CCC로 강등했고, 등급전망은 ‘하향검토’를 유지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같은 날 B-에서 CCC로 한진해운 등급을 내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진해운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하는 대한항공도 여력이 부족하다. 대한항공은 지난 1분기 당기순손실 1749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이는 한진해운 지분가치 조정에 따른 평가손실, 영구채권 평가손실 등 총 3257억 원이 영업외 손익으로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대규모 출자에 따른 배임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4000억 원을 추가 지원할 테니 일부 지원해 달라”며 채권단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 △벼랑 끝에 선 한진해운의 상황 △대한항공의 부족한 자금 여력 등 3가지 난관에 봉착하며 조 회장은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져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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