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연구자들, 대박 꿈꾸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입력 2016-06-2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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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형 동아에스티 사장 "돈 추구하면 과학이 망가진다"

"연구(硏究)의 한자 의미를 되새겨보세요. 그 안에 답이 있습니다."

강수형 동아에스티 사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연구자의 인내심'을 유독 강조했다. 그는 "연구에서 연(硏)은 거친 돌을 갈아서 매끄럽게 만든다는 뜻이고, 구(究)는 구멍을 아홉 개 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구라는 단어는 기다리고 인내해서 한 길을 가야한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바이오벤처나 연구자들이 신약 개발로 '대박'을 노리는 풍토를 비판한 것이다.

▲강수형 동아에스티 사장
강 사장은 "연구자들이 대박을 꿈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수익을 쫓아가는 건 당연하지만 모든 연구의 목적이 수익에 맞춰지면 성공확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돈을 추구하면 과학이 망가진다. 하나를 하더라도 차근차근 짚어가면서 꾸준하게 인내를 갖고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신약 수출 성과를 연구의 모범사례로 지목했다. 과거 10~20년 전에는 한미약품이 연구개발(R&D) 역량이 다른 업체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파격적으로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인내한 결과, 놀라운 성과로 이어졌다는 게 강 사장의 설명이다.

고려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생화학과 석ㆍ박사를 취득한 강 사장은 1983년 옛 동아제약 연구원으로 입사했고 동아제약 연구본부 바이오텍 연구소 소장을 지낸 연구원 출신이다. 30년 넘게 회사의 신약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면서 R&D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깨달았다.

강 사장은 "많은 연구자들이 많은 돈을 빨리 벌려고 하지만 제약 연구는 적어도 10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번 서두르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지금은 조금 어렵더라도 지름길을 가려고 하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국내기업들의 부진한 해외 성과도 근시안적인 R&D 전략에서 기인했다고 강 사장의 시각이다. 그는 "과거에는 당장 눈 앞의 성과만 쫓다보니 선진 시장으로 나가지 못하고 국내 시장에만 머물게 됐다. 지금은 개발한 제품 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의 모든 과정을 들여다본다. 하나하나 단계를 밟아가면서 해야 결국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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