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엎치고 성과연봉제 덮치고… 어느 때보다 뜨거울 ‘임단협 夏鬪’

입력 2016-06-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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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까지 임금교섭 타결률 6.6%, 작년 19.6%보다 더뎌… 노동-경영계 간 요구 임금 격차 커… 노조 연합 투쟁 예고도

올해 기업들의 임금 및 단체협상에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어려운 경기상황에 경영계와 노동계가 요구하는 임금 수준의 격차가 큰 데다, 임금 구조조정과 성과연봉제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3사 모두 자구계획안에 반대해 파업 수순에 돌입한 데다, 공공·금융 노조는 성과연봉제 철회를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에 나서 그 어느 때보다도 격렬한 ‘하투(夏鬪·하계투쟁)’가 예고된다.

20일 고용노동부의 ‘임금결정현황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의 ‘임금결정 진도율(임금교섭 타결률)’은 올해 4월까지(누적 기준) 6.6%로 지난해 같은 기간(19.6%)에 비해 현저히 더딘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적인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임금피크제 도입(정년 60세 의무화) 등이 부각되면서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임금협상을 빠르게 마무리지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임단협이 본격화되는 4월 들어서도 통상임금 갈등이 있던 2014년과 비슷한 수준의 임금협상 타결률을 보이면서 올해 임단협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우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이어 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 절차에 들어가면서 조선 3사의 노사가 갈등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지난 17일 울산 본사에서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고 쟁의를 벌이기로 결의했다. 이에 앞서 15일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사측이 공개한 인력 구조조정 방안에 반발하며 파업을 결의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조합원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가결시키고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내 파업 준비를 사실상 마쳤다. 여기에 조선 3사에 이어 중형 조선사인 STX 조선해양 노조까지 19일 사측의 일방적인 임금협상과 자구계획안에 반대하며 쟁의행위 투표를 가결했다.

특히 올해는 구조조정이 가시화된 데다, 저성장으로 인해 기업들의 임금 인상 여력까지 줄어들면서 노조들이 연합 투쟁에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이 다음 달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의 공동 파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두 회사의 공동파업은 1993년 임단협에서 공동파업이 진행된 후 23년 만이다.

노사 간 감정의 골을 더욱 깊어지게 하는 것은 구조조정·저성장 문제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임금피크제 문제와 달리 올해 노동계 현안으로 등장한 성과연봉제는 임단협 테이블 논의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대위 관계자는 “많은 공공기관들이 불법합의 및 근로기준법상 규정된 노사합의 없는 일방 이사회 의결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을 강행했다”면서 “정부의 변화가 없으면 9월 23일 40만 공공·금융노동자 총파업을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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