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19세 청년의 죽음 “그의 죽음은 불의의 사고가 아닙니다”

입력 2016-06-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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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팡팡] 19세 청년의 죽음 “그의 죽음은 불의의 사고가 아닙니다”

“거기서는 라면 먹지 말고 밥 먹어. 미안해. 행복해. 미안해.”
“왜 죽음으로 내몰때는 구조적으로 내몰면서 죽음에 대한 책임은 개인적으로 지길 강요하나.”

지난달 28일 발생한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19세 수리공 고 김씨를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3일 오전 3000여장에 이르렀다.

꽃다운 청춘의 죽음을 ‘불의의 사고’라고 치부할 수 없는 건 주말 오후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묵묵히 일하던 그의 죽음, 그 배경엔 ‘허술한 대한민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비정규직이었습니다.
고교 졸업 후 취업에 뛰어들어 공기업 정규직을 꿈꾸던 그였지만...
“제대로 된 직무교육이나 안전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요”
“정규직 직원은 비정규직과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더군요”
-서울 지하철 차량기지 정비업무 비정규직 직원(27). 연합뉴스

‘비정규직 청춘’은 노동인권의 사각지대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627만명 중 20대는 125만여명. (한국노동연구원. 2015년)
그마저도 기술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청춘들에 대한 통계는 전혀 없다.

그는 하청업체 직원이었습니다.
고 김씨는 서울메트로와 정비·관리 용역을 맺은 은성PSD 소속.
14명이 1~4호선 98개역의 스크린도어 정비 및 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업무와 관련이 없는 퇴직 원청업체 직원이 업무 감독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청업체 근로자의 열악한 현실
최저가 낙찰제로 인한 하청업체의 비용절감 압박.
안전장비를 못갖추는 경우가 많고 공사물량 압박까지 사고 위험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는 ‘메피아 계약’의 희생자였습니다. (메트로+마피아)
서울메트로는 은성PSD와 계약하며 ‘전직 직원 채용 보장’을 강요했다. 이에 따라 스크린도어 수리인력 125명 중 38명이 메트로 퇴직자.
심지어 그들에겐 정비 관련 기술 여부도 안 따졌다.
-중앙일보. 6.3

422만원 vs 144만원
메트로 퇴직자들이 버젓한 정규직으로 월 422만원을 받는 동안 희생된 청년은 월 144만원을 받았다.
“대학 가려고 144만원에서 100만원씩 적금하던 아이였는데...” -고 김씨 유족

서울메트로 “사고는 고인의 잘못이 아닌 관리와 시스템의 문제”
피해자의 잘못으로 몰아가던 서울메트로의 뒤늦은 사과.
사고이후 고용부는 원청업체의 책임을 강화한 법안을, 야당은 ‘위험업무 하청금지법’을 내놨다.

목숨을 담보로 한 안전 앞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원청업체 직원과 하청업체 근로자의 차이가 있을 순 없습니다.
19세 청년의 비극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엄중히 따져 묻고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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