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미래다⑮] “수입산보다 맛있다”… 가축개량 30여년 ‘명품한우’ 결실

입력 2016-06-0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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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개량사업소, 맛·품질 연구 통해 24개월 거세우 체중 연평균 7.4㎏↑… 1등급 육질 출현율 12년간 29.5%P↑ 한 마리당 수익성 6만8265원 높여

최근 충북 음성 축산물공판장에서 한우 1kg당 가격이 2만4000원에 달했다. 소 한 마리가 1000만원을 넘어 경차 한 대 값을 기록한 것이다.

농협은 한우 가격 상승의 근본 원인은 우수한 품질에 있다며, 축산 경쟁력을 가축 개량으로 확보하겠다고 설명한다.

한우 가격은 항상 수입산에 비해 월등히 비싸다. 한우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수입산보다 높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농협은 꾸준한 가축 개량을 통해 한우의 품질이 우수해져 수입산과 맛이 차별화되면서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등급제를 실시했다. 개방화 시대에 한우의 맛과 관련된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위탁을 받은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는 그동안 꾸준한 연구를 통해 한우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

1998년 이후 한우 24개월령의 거세우 체중은 530kg에서 650kg으로 연평균 7.4kg씩 늘었다. 1등급 이상 출현율은 연평균 2.8%씩 올라 2000년 기준 30% 미만에서 지난해 70%를 넘어섰다. 유전적으로 한우 체중은 매년 0.96kg, 근내지방은 매년 0.05점 늘고 있다.

한우 18개월령 체중은 매년 수소(비거세)는 7.3kg, 암소는 2.4kg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한우의 개량 효과를 연 2109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축산물 해외 수출 강화 = 지난달 말레이시아의 협동조합 중앙회 격인 앙카사 임직원 등 정부부처 직원들이 농협중앙회를 방문했다. 이들은 서울우유 안산공장과 임실치즈농협, 안성팜랜드 치즈체험장 등 낙농현장을 돌며 젖소 개량 현황을 보고 정액 수출 방안을 논의했다.

1969년 한독목장(현 안성팜랜드)을 설립한 이후 우리나라 낙농업은 발전해왔다. 당시 홀스타인 200두를 입식한 목장은 48만6000평 초지에 조성됐다. 독일의 선진 낙농기술이 전수돼 우리나라 낙농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금은 동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에 한국형 씨수소(종모우) 정액 수출이 이어지고 있다. 1999년 베트남으로 1만 스트로를, 중국으로 3000스트로를 수출했다. 이어 2014~2015년 우간다에 8000스트로를 수출했다. 우간다 수출의 경우 양국 간 수출입 관련 검역위생조건이 공식 체결돼, 향후 위생조건이 맞는 한국형 정액에 대해 상시 수출이 가능한 기반을 확보했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아시아에서 종자용 씨수소를 선발하는 3개국 중 하나다. 농협 한우개량사업소와 젖소개량사업소는 가축개량 전문기관으로서 우리나라 가축개량을 이끌어왔다. 농가에 유통되는 한우 정액 100%를 공급해 ‘한국의 모든 소는 한우개량사업소가 고향’으로 통한다는 전언이다.

◇버리는 감자 부산물로 한우 육량 늘린다 = 농촌진흥청은 최근 버려지는 감자 잎과 줄기를 활용해 한우 육량을 늘릴 수 있는 천연 사료첨가제를 개발했다. 우리나라 한우 육질 1등급 이상 출현율은 2003년 55.1%에서 지난해 84.6%로 올랐다.

반면 육량등급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소 한 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고기 양은 점점 줄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A, B, C 3개 등급으로 나눠지는 육량등급 가운데, 같은 기간(2003~2015년) A등급 출현율은 16.9% 줄고, C등급 출현율은 14.9%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감자 줄기와 잎을 말리고, 이 분말을 열수가공해 알칼로이드 성분을 추출했다. 알칼로이드 성분은 식물체에서 얻은 기능성 화합물이며, 작은 성분으로 높은 생리적 효과를 낼 수 있다. 해당 감자부산물 사료첨가제를 먹이면 비육 기간을 15일가량 앞당길 수 있다. 또 등심 단면적이 증가하고 등지방 두께가 줄면서 도체 성적도 개선할 수 있다.

경제성 분석 결과 1마리당 6만8265원의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특허출원했으며, 산업체에 기술 이전할 계획이다.

권응기 농촌진흥청 한우연구소장은 “이번 연구가 한우를 장기 비육했을 때 발생하는 육량 감소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확 후 버려지는 부산물을 이용할 수 있어 비용절감은 물론 환경적 측면에서도 이득”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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