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수수료 '0', 트러스트發 부동산 중개시장 지각변동 일어날까?

주택 및 아파트 등을 대상으로 이뤄지던 부동산 중개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공인중개업체와는 다른 서비스와 수수료를 내세운 업체들이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변호사 부동산 서비스 트러스트는 매매가 11억7000만원 매물에 대한 부동산 중개 및 법률자문 서비스를 제공해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이 업체가 이번 중개를 통해 얻은 수수료가 없다는 점이다. 이 업체는 이달 총 3건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거래된 매물은 서울 종로구 소재 주상복합 아파트로 앞서 언급된 것처럼 매매가 11억7000만원에 달한다. 통상 일반적인 공인중개사를 통해 매매가 됐을 경우 해당 거래에 대한 중개수수료는 법정중개수수료로 환산할 경우 상한 요율 0.9%를 적용해 최대 1158만원 이하에 이른다.

트러스트는 해당 매물이 무료 매물 중개 이벤트 대상인 점을 감안해 수수료 0원에 거래를 진행했다. 단 법률자문서비스가 99만원에 책정돼있기 때문에 이벤트 대상자가 아닐 경우에는 법률자문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법률자문 수수료를 낸다고 해도 매도인 및 매수인의 중개수수료로 절약하게 되는 금액은 최대 1000여만원이다.

현재 트러스트는 공인중개사협회와 법적공방 중이다. 공인중개사협회가 이 업체를 공인중개사법 위반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비스를 시작한지 5달밖에 되지 않은 이 업체는 법적공방중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평균 200여건의 상담문의가 들어오는 상황이다. 수수료를 법률자문 수수료에 한정시켜 각 45만원, 99만원 수준으로만 진행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개업은 골목상권의 특성이 강해 타 업종의 침해로부터 보호를 받아왔지만 서비스품질이 낮아 수요자들의 불만이 제기돼왔다. 거래매물 금액에 따른 공인중개사의 서비스 차별을 비롯해 수수료가 거래 마지막 단계에 이뤄져 중개사와 수요자간의 다툼 등도 잦았다.

실제 최근 신혼집 전세 재계약을 마친 서울 당산동 성모(30)씨는 “전세는 우선 매매거래보다 가격이 낮다보니 중개사 측에서 제대로 신경을 써주지 않는다”며 “수수료 역시 인근 중개소보다 많이 받고 있었다는 것을 최근에 알면서 분통이 터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승배 트러스트라이프 대표 변호사는 “업계에서는 싼 집을 내놓으면 돈이 안된다는 생각에 신경을 잘 쓰지 않는다”며 “이용객 입장에서는 집 가격에 따라 차별을 받는다는 불만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존의 중개업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비단 이 업체만은 아니다. 온·오프라인 연결(O2O) 부동산 중개업체인 부동산다이어트는 지난해 거래액 150억원을 달성했다. 서울지역 2000여곳이 매물로 등록돼있는 이곳은 이용자가 원하는 조건에 맞는 아파트를 추천해준다. 올 초에는 아파트 실거주자 리뷰 및 실거래가, 학군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매물 사진을 직접 찍어 홈페이지에 게재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은 방문 없이 실물확인이 가능하다. 중개수수료 역시 현행법상 0.3~0.8% 요율 중 최저인 0.3%로 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