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화장실 살인사건… 경찰 “정신질환 유형의 묻지마 범죄” 결론

입력 2016-05-2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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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묻지마 살인범(연합뉴스))

서울 강남역 인근 주점 건물 화장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해 경찰이 정신질환자의 묻지마 범죄라고 결론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2일 오전 서초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강남역 노래방 화장실 살인사건 피의자 김씨에 대해 실시한 심리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19일과 20일 두 차례 심리면담한 후 종합 분석한 결과 전형적인 피해망상 조현병(정신분열증)에 의한 묻지마 범죄 유형에 부합한다”며 “범행 당시 김씨의 망상 증세가 심화한 상태였고 표면적인 동기가 없다는 점,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직접적인 범죄 촉발 요인이 없다는 점 등에서 이번 사건이 묻지마 범죄 중 정신질환 유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김씨의 범행동기 규명을 위해 19일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1시간 30분가량 1차로 김씨를 면담한 후, 다음날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인 권일용 경감 등 2명의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4시간 동안 2차 면담을 하고 심리검사를 실시했다.

경찰은 김씨가 2003∼2007년까지 “누군가 나를 욕하는 것이 들린다”고 자주 호소하며 피해망상 증세를 보였다고 밝히며, 이 증세는 당시에는 성별불문한 피해망상이었으나 2년 전부터 여성들이 자신을 견제하고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으로 변화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2년 전부터 피의자 김씨가 여자에 대한 피해망상 증상이 생겼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2년 전에 특정 집단에 소속된 적이 있는데 그 집단에서 여성들이 유독 공격적이고 경쟁의식을 느낀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서 일반에게 가졌던 피해망상이 여성으로 초점을 맞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씨는 이달 5일 서빙일을 하던 식당에서 위생 상태가 불결하다는 지적을 받고 이틀 뒤 주방 보조로 옮겨졌다. 경찰은 이 일이 여성 음해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 김씨의 범행을 촉발한 요인이라고 보고있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2008년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고서 4차례 병원 치료를 받은 적 있고 입원치료도 받았지만 퇴원 후 2달 만인 3월 가출한 이후 약물 복용을 끊었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에도 김씨는 외아들로 자라 부모와 거의 대화 없이 지내오며 가족과 단절된 생활을 해왔고, 청소년 때부터 앉고 서기를 반복하는 등 특이 행동을 보이거나 대인관계를 꺼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씨는 17일 0시 33분 강남역 인근 건물 남녀공용 화장실에 들어가 있다가 같은 날 오전 1시 7분 화장실에 들어온 피해여성 A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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