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法은 골프 대중화 촉진제” 기대감 ‘고개’

입력 2016-05-1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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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이 골프 대중화를 촉진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골프장 경영수지는 둔화되더라도 골프 인구 증가와 산업 활성화는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충남 태안의 현대더링스 골프장 전경. (이투데이 DB)

국내 골프장업계가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9월 28일)을 앞두고 비상이다. 장기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다수의 골프장이 김영란법 시행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평균 그린피가 21만원에 이르는 회원제 골프장은 경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말ㆍ휴일 접대 골프 시 1인당 수십만 원이 드는 회원제 골프장보다 퍼블릭 골프장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회원권 가치 하락도 전망됐다. 김영란법이 시행될 경우 접대 골프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골프 회원권 가격은 20∼3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회원제 골프장 회원권 가격은 10년 전 평균 2억1546만원에서 2008년 4월 3억1705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지난해 말에는 1억963만원으로 폭락했다.

김영란법 발효는 무기명 회원권 사용 등 변칙적인 접대 골프를 부추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무기명 회원권은 여러 번 사용해도 동반자가 드러나지 않는 만큼 법에 저촉되는 접대 골프는 끊이질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골프업계 관계자 A씨는 “골프장뿐 아니라 관련 산업 자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골프 대중화를 외치면서 골프를 비리의 온상으로 여기는 건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 속에서도 김영란법 시행은 결국 골프 대중화의 촉진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위기에 몰린 회원제 골프장이 그린피를 내릴 경우 퍼블릭 골프장 역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린피 인하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올해 20개의 회원제 골프장이 퍼블릭으로 전환하고, 10개소(퍼블릭)는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라며 “회원제뿐 아니라 퍼블릭 골프장도 경영수지가 빠르게 둔화되겠지만 골퍼 입장에선 저렴한 비용으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만큼 골프 인구 증가와 산업 활성화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골프장 공급 과잉으로 인한 그린피 인하 경쟁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호전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회원제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4.7%)부터 적자 전환됐지만 지난해는 -0.4%대로 회복했다. 112개의 퍼블릭 골프장 영업이익률도 2014년 27.5%에서 지난해 28.5%로 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6개 골프장의 경영실적도 흑자 전환했다. 2014년의 -18.9%였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26.9%로 크게 개선됐다. 그린피 인하로 인한 이용객 수 증가와 세금 감면 혜택이 원인이다.

골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접대 골프가 줄고 그린피 인하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더 많은 내장객을 유치해 수익성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서천범 소장은 “접대 골프로 인한 수요는 일반 골퍼들의 개인 수요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국내 골프장 산업은 건전하게 진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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