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홍콩H지수 폭락… 자체헤지 역량 부족 ‘역풍’
투심을 자극하는 상품구조와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으로 증권사에 톡톡히 효도했던 주가연계증권(ELS)이 막대한 손실을 안고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ELS는 말 그대로 주가와 연계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주가지수나 개별주식 가격에 연동돼 미리 정한 조건에 따라 증권사가 고객에게 지급하는 수익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코스피200지수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면서 6개월 주기로 최초 기준가격의 80% 이상이면 일정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기준가격의 일정 수준 이하로 지수가 떨어지면 원금을 모두 잃는 것도 가능하게 설계돼 있다.
금융상품 중 가장 투자위험도가 높은 파생상품에 해당하지만 주가에 큰 흔들림이 없는 박스권 내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증권사 측면에서도 ELS는 효도 상품이었다. 중간에서 판매 수수료만 챙기는 펀드보다 직접 발행하는 ELS의 수수료가 더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홍콩 H지수가 폭락한 이후 대다수 증권사에서 ELS가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있다. ELS는 약정된 수익을 상환 시점에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증권사가 반드시 기초자산의 변동성을 해지해야 하지만 이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는 “중국증시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지만 앞으로도 ELS가 ‘효도상품’이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자체 헤지 역량이 부족한 증권사에서는 오히려 수익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