젝스키스 재결합 복귀에 대한 양극단의 시선, 왜? [배국남의 눈]

입력 2016-05-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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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출연 뒤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해 복귀를 공식화한 젝스키스.
“젝스키스 멤버인 은지원, 이재진, 김재덕, 강성훈, 장수원과 계약을 맺었다.” 지난 11일 YG엔터테인먼트는 젝스키스 재결합과 복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은지원 등 6명의 멤버로 구성된 젝스키스는 1997년 1집 앨범 ‘학원별곡’을 발표하면서 데뷔해 ‘폼생폼사’‘커플’‘너를 보내며’ 등 히트곡을 내며 강력한 팬덤을 구축했다. 젝스키스는 1996년 데뷔한 H.O.T와 함께 한국 대중음악계를 연예기획사 주도의 아이돌그룹 중심으로 재편하는 주체였다. 하지만 2000년 5월 해체 이후 16년 동안 멤버별로 개인 활동을 하거나 연예계를 떠난 삶을 살았다.

최근 3~4년 사이 거세게 일고 있는 1990년대 복고 신드롬으로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활동하다 해체하거나 활동을 중단한 아이돌그룹의 복귀에 대한 소식이 쏟아져 나왔다. 2015년 1월 방송된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 출연했던 터보가 15년만인 지난해 12월 김종국 김정남 마이키 세 멤버가 모여 음반을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한 것은 단적인 사례다. 그리고 4월 16일, 23일, 30일 방송된 ‘무한도전-토토가2 젝스키스’가 방송되면서 젝스키스에 대한 복귀설이 터져나왔고 YG엔터테인먼트와 11일 전격 계약함으로써 복귀를 공식화했다.

젝스키스 복귀가 발표되면서 젝스키스 팬들은 열광하고 있다. ‘무한도전’을 통해 입증됐듯 젝스키스의 팬덤은 활동 시기에 못지않게 뜨거웠다.

하지만 젝스키스 복귀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젝스키스 복귀 등 1990년대 복고는 다양한 이유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경기침체에 의한 고단한 현실의 위로를 과거에서 찾고자 하는 심리적 이유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1990년대에 문화상품을 왕성하게 소비하며 10~20대 시절을 보낸 세대들이 중년층으로 편입된 뒤에도 여전히 문화상품 구매력을 보인다는 사실이 1990년대 복고 신드롬의 가장 강력한 이유다.

서울대 김상훈 경영학과 교수는 “X세대는 중년층에 편입되면서도 문화 콘텐츠 소비에 지갑 열기를 주저하지 않으면서 문화 콘텐츠 핵심 소비자가 됐다”고 지적한다. 이들을 잡기 위해 1990년대를 상품화한 드라마, 영화, 대중음악, 뮤지컬 등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해체했거나 활동을 하지 않았던 아이돌그룹의 복귀도 이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1990년대 복고 신드롬으로 쏟아지는 1990년대 소환 복고상품들이 대부분 단순한 추억팔이에 기대면서 대중음악을 포함한 대중문화의 퇴행을 가져오는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할 만하다. 젝스키스 복귀에 대한 팬들의 강렬한 지지의 함성 속에서도 제기되는 비판도 바로 이 지점이다. 독창성이나 새로운 도전, 현재적 의미가 거세된 단순한 퇴행적인 추억팔이 마케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복귀하는 1990년대 가수나 아이돌그룹의 가창력과 무대 퍼포먼스 완성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도 1990년대 복고가 비판받는 하나의 원인이다. 젝스키스가 ‘무한도전’을 통해 보여준 가창력과 퍼포먼스는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팬과 대중은 추억팔이에 동원되는 일회용 이윤창출 수단이 아니다. 복귀든 복고든 가수가 무대나 방송에 나설 때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줘야 한다.

젝스키스를 포함한 복귀를 생각하는 1990년대~2000년대 초반 아이돌그룹들은 복고 인기에 편승해 새로움과 독창성 그리고 완성도 없이 단순한 추억팔이에만 기댄다면 1990년대 복고 상품의 가장 큰 시장인 중년층에게도 외면받을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의 퇴행만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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