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아파트 한강조망권 일일이 보호할 수 없다"

재산가치 인정 여부를 놓고 법원에서도 논란을 빚고 있는 한강 조망권이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대법원은 조망권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은 경우에만 그 침해를 인정해야 한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8일 서울 이촌동 리버빌 아파트 주민 김모씨(59) 등 10여 명이 "인근에 아파트가 건설돼 한강 조망권을 침해당했다"며 LG건설(현 GS건설)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한강의 경관이 매우 아름다워 법적으로 보호받는 조망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그 장소로부터 한강을 조망함에 있어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들이 그동안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원고들의 아파트와 한강 사이에 먼저 건축된 A아파트 18개동이 원고들의 아파트보다 낮았기 때문이며, 이촌동 일대가 고층 아파트 건축이 허용되는 지역이어서 재건축이 있을 경우 고층아파트가 건축되리라는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만일 보통의 지역에 인공적으로 특별한 시설을 갖추는 경우까지 법적으로 조망의 이익을 보호한다면 그 건물과 조망의 대상 사이에 있는 토지에는 그 누구도 고층 건물을 건축할 수 없다는 결론이 되어 부당하므로, 원고 아파트가 한강을 조망함에 있어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 그 조망의 이익이 사회통념상 독자의 이익으로 승인돼야 할 정도로 중요성을 갖는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씨 등은 2003년 19~25층 규모의 LG한강자이 아파트가 완공되자 "조망권을 침해당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 1심에서 패소했지만 2심에서는 원고 일부 승소했다. 당시 서울고법은 "한강 조망의 이익은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서 그에 대한 피고들의 침해행위의 정도가 수인한도를 초과해 위법하므로 피고들의 한강 조망침해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한강 조망권을 처음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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