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낸다.
한진중공업은 11일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자율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유동성 문제로 지난 1월 자율협약을 신청하고 실사와 구조조정, 자구계획 수립 등의 사전절차를 밟아왔다.
채권단은 지난 2월 1300억원의 자금 지원에 이어 추가로 12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자율협약 만료 기간인 2018년 12월 말까지 출자전환 등을 통해 1000억원대의 이자 감면 및 원금상환 유예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채권단은 해외현지법인인 수빅조선소의 RG 발급까지 보장하기로 했다. 이에 회사 측은 영업과 생산 활동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2009년 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빅만에 건립한 조선소다. 국내 조선업계에 대규모 손실을 가져왔던 해양플랜트 물량이 전혀 없으며 현재 수빅조선소의 수주잔량은 28척으로 약 2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한진중공업은 이같은 채권단 지원에 힘입어 대륜발전 등 발전계열사 매각을 통해 수빅조선소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수빅조선소를 대형∙초대형 상선 중심으로 운영하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사업장인 영도조선소는 상선부문을 축소하여 특수목적선 중심으로 재편, 투트랙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는 사업성 개선을 위한 실사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그 동안 비핵심자산 매각, 조직 슬림화 등 선제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시황에 대응해 온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자율협약 기간도 비교적 짧고 금번 MOU에 포함된 자구계획 이행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여 금번 자율협약 체결을 계기로 자구노력 이행과 함께 수빅조선소와 영도조선소 특수선 사업을 중심으로 한 투트랙 전략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진중공업 대표노동조합은 지난 10일 회사의 존속과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선 자율협약 체결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자율협약 동의서를 제출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