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 덕분에 상장 꿈 이룬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입력 2016-05-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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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악화로 두차례 상장 실패, 신정훈 사장의 허니버터칩 대박으로 영업익 2배 늘며 증시 컴백… “해태제과 인수는 신의 한수”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오른쪽 세 번째)과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오른쪽 네 번째) 등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해태제과식품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 참석해 상장을 축하하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장인의 꿈을 결국 사위가 이뤘다. 15년만에 화려하게 증시에 컴백하는 해태제과식품을 이끄는 신정훈 사장과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이야기다.

해태제과가 2001년 1월 증권거래소에서 퇴출된 지 꼭 14년 6개월만인 11일 증시에 돌아왔다. 이를 바라보는 윤 회장의 소회는 남다르다. 한때 재계 24위(1996년)에 올랐던 해태그룹 모태인 해태제과는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몰락하면서 2001년 11월 증권거래소에서 퇴출됐다. 1972년 상장 후 29년만이었다. 해태그룹은 2001년 UBS컨소시엄에 제과 부문만 매각한 후 청산됐고, 해태제과는 2005년 크라운제과에 인수됐다. 당시 인수를 이끈 주인공이 바로 윤 회장이다.

윤 회장은 크라운제과 몸집의 두배에 달하는 해태제과를 인수할 때 ‘다윗이 골리앗을 삼키려 한다’는 비아냥은 물론 크라운제과까지 무너질 것이라는 극단적인 반대에 부딪혔지만 밀어붙였다. 결국 윤 회장은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해태제과 인수 후 11년 만에 상장을 바라보는 기쁨을 맛보고 있다.

그러나 상장이 쉽지는 않았다. 윤 회장은 2007년과 2012년 재상장을 추진했지만 당시엔 실적 악화로 자격을 갖추지 못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실패를 거듭할수록 성장의 발판이 될 혁신적인 제품의 탄생에 대한 그의 염원은 간절했고, 결국 사위 신 사장이 들고나온 ‘허니버터칩’이 원동력이 됐다. 허니버터칩은 기존에 없던 감자칩 맛으로 단숨에 스낵 시장 1위로 떠올랐다.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해태제과의 지난해 영업이익(471억원)은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고, 당기순이익(170억원)은 4배로 커졌다.

해태제과는 상장을 하루 앞둔 10일 ‘상장 1등 공신’인 허니버터칩의 제2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이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허니버터칩의 공급량은 월 75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늘게 된다. 생산되는 대로 모두 팔려나가는 현 추세라면 허니버터칩의 연 매출은 1800억원까지 오를 수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이 공장 증설로 단숨에 연 매출 2000억원에 육박하는 브랜드로 올라서게 된다”며 “제과업계 사상 최고 매출에 도전하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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