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조 교수 “김앤장, 유해성 알고도 숨기도록 법률자문” 주장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법률 대리인인김앤장 법률사무소(김앤장)가 살균제의 인체 유해성이 의심된다는 실험 결과를 전달받고도 유리한 부분만 검찰에 제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옥시와 김앤장의 ‘실험 결과 누락 의혹’은 서울대 수의대 조모(57) 교수 측이 제기했다. 조 교수의 변호인은 8일 기자회견에서 “김앤장이 조 교수팀 실험에서 살균제에 인체 유해성이 있다는 내용을 확인하고도 이를 숨기도록 옥시 측에 법률 자문했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2011년 9월 30일 영국계 다국적기업 옥시와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 평가’ 연구용역 계약을 맺고 10월 1일부터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에서 드러난 인체 유해 가능성을 옥시에게 보고했으나 관련 내용을 옥시는 몰랐다고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험에 사용된 가습기 살균제는 옥시 측이 제공했다.
조 교수는 옥시 측으로부터 뒷돈을 받고 유리한 보고서를 써준 혐의 등으로 7일 구속됐다.
조 교수 측 변호인은 실험 결과 중간발표와 최종발표에 김앤장 소속 변호사도 참석했으며, 김앤장 측이 2013년 4월 연구팀 소속 연구원에게 독성실험 관련 원자료를 요청했다는 주장도 했다.
전신 독성화 가능성까지 경고했음에도 ‘폐섬유화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부분만 발췌하지 않은 데 의구심이 든다고 조 교수 측 변호인은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9일 간담회에서 실험 결과 제출 과정에서 김앤장 측이 누락한 부분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조 교수 측 주장 내용을 자세히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조 교수 측 주장에 대해 김앤장 측은 “실험에는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며 “조 교수가 작성한 결과 보고서를 전달받아 그대로 검찰과 법원에 제출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