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초대석] 정진엽 장관 “이란에 ‘한국형 병원’ 6개 건립 5년간 2.3조 경제효과”

입력 2016-05-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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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11조 보건의료시장… 20조 인프라 구축… "의료기술 공동개발·인허가 간소화 협력 추진"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란에 한국산 의료기기와 병원시스템을 갖춘 ‘한국형 병원’ 6개를 세우면 5년간 2조3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가 있다” 말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란 보건의료 시장 진출은 경제 제재가 풀리기 이전부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이란에 ‘한국형 병원’ 6개를 세우는 등 앞으로 5년간 2조3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가 기대됩니다.”

취임 8개월째를 맞는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난달 29일 여의도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집무실에서 만났다. 메르스 사태 이후인 지난해 8월 취임해 다사다난한 시기를 보낸 정 장관은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들기 전까지 잠시도 긴장을 푼 적이 없다”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 이란 순방(1~3일)에 동행 차 출국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정 장관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순방 성과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정 장관은 “이란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보건의료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 체결로 우리나라 보건산업이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는 데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보건의료시장은 의료서비스,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을 포함 연간 11조원 규모다. 여기에 향후 5년간 병원 20개, 암센터 235개, 응급의학센터 750개 등 20조원 규모의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유럽과 중국, 일본 등 각국의 관심과 경쟁이 치열한데 한국 진출 전망은.

“이란에는 한국 의료기기와 제약, 화장품 부문 등 한국 의료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가 있어, 이번 순방을 계기로 의료 한류 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의료기기 분야는 188개 기업이 치과용 임플란트, 초음파 영상진단장치, 레이저 수술기 등 162개 품목을 수출해 이란 수입시장의 8.4%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은 수입 대상국가 5위다. 화장품은 이란 수입시장의 10% 점유율 유지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향후 보건의료 분야에까지 퍼질 것이다.”

△이란 순방 성과를 구체화하기 위한 향후 계획은.

“주기적으로 정부 간 미팅을 진행해 보건·의료 협력을 지속할 것이다. 한국·이란 간 의료기술 공동개발과 제약·의료기기 공동연구, 인허가 간소화 등의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6월에는 ‘의료 해외진출법’ 시행에 따라 진출을 준비하는 의료기관에 금융·세제 혜택이 지원된다. 제약·의료기기·의료기관 해외 진출에 1250억원 펀드를 조성했고, 유망기업·병원 등에 지원된다.”

△복지부 장관 취임 후 성과는 무엇인가.

“가장 뿌듯한 점은 지난해 ‘의료 해외진출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외국인 환자 유치와 보건의료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실제로 2월 사우디·UAE를 방문한 결과, 한국의 의료 수준과 시스템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취임 직후에는 국가방역체계 개편을 통해 질병관리본부장을 차관급으로 격상시키고 감염병 대응 체계를 더욱 정교하게 했다. 또한,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 등 국가적 재난을 연달아 겪으면서 복지부 직원들의 피로가 많이 누적돼 있고, 사기도 떨어져 있다고 판단해 지난 3월 조직 혁신 출범식을 갖고 활력 있는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 정책은.

“올해 4월부터 외국인 환자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제도를 도입하고, 불법 브로커 적발을 위해 경찰청과 MOU를 맺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료 해외 진출법이 시행되는 6월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의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진료비·수수료 조사·공개 등을 실시한다. 또한, 오는 9월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의료기관 평가·지정제도를 도입해 우수한 유치기관에 대한 정보를 외국인 환자에게 제공하고 홍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언어적인 불편함이 없도록 의료통역능력검정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사업의 현재 진행 상황과 계획은.

“정부는 도서벽지 주민, 군 장병, 원양선박 선원 등 의료취약 계층의 의료 복지를 실현하고,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14년 9월부터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행 중이다. 지난 1월 발표한 시범사업 평가결과 만성질환 관리에서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했고, 의료취약지 주민 만족도도 83~88%로 높게 나타났다. 올해는 의원이 부족한 도서벽지 거주민, 만성질환자, 노인요양시설 등을 대상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여야 모두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개편작업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저소득층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보험료 부과기준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 추진이 필요하다. 다만,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보험료가 늘어나는 가입자에 대한 세밀한 검토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히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지부는 그간 최신 자료를 활용해 개편 대안의 효과와 재정을 정밀하게 추계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편의 효과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해, 이른 시일 내에 합리적 개편안을 마련할 것이다.”

△오는 7월부터 어린이집 0~2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이용 시간을 달리하는 ‘맞춤형 보육’을 시행하는데.

“맞춤형 보육은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0~2세 아동이 실제 보육 수요에 맞춰 다양한 보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0~2세 영아는 일률적으로 12시간 종일반만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를 부모의 보육 필요에 맞춰 길게 이용이 필요하면 종일반을, 짧게 필요하면 맞춤반으로 지원하려는 것이다. 맞춤형 보육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맞벌이 가정은 더욱 안심하고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고, 가정에서 부모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영아기 아이들은 적정시간 어린이집을 이용하면서 부모와의 교감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보건복지부는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부 부처로서 탄생 순간부터 평생 국민 여러분 곁에서 힘이 되고자 한다. 특히, 다양화하고 높아지는 국민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 중인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의 큰 틀을 완성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한편, 지난해 12월에 수립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데 온 힘을 쏟을 예정이다. 보건의료 세계화를 지원해 바이오·헬스 7대 강국 도약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복지부의 정책을 상세히 알리면서 국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소통의 정책’을 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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