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 대던’ 이마트 '정용진'ㆍ쿠팡 '김범석'의 불편하지만 알찬 동거

입력 2016-04-26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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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 김범석 쿠팡 사장.(사진제공=각 사)

최저가 전쟁을 펼치면서 으르렁대던 국내 대형마트 1위 이마트의 정용진 부회장과 소셜커머스 1위 쿠팡의 김범석 사장이 '불편하지만 알찬 동거'를 시작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부터 이마트의 간편식 자체브랜드(PB) '피코크' 제품이 최저가 경쟁의 맞수인 쿠팡에서 판매되고 있다. 쿠팡의 요청으로 이마트가 90여가지의 피코크 제품을 납품하면서 이 같은 관계가 형성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쿠팡의 공급 요청이 있었고, 온라인·모바일 쇼핑 고객에게 피코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피코크는 현재 현대카드, 삼성 임직원 전용몰 등에 납품되고 있지만, 인기 있는 유통채널의 경우 가격 경쟁의 상대였던 쿠팡이 처음이여서 이번 제휴의 의미는 남다르다.

쿠팡은 직접 매입 형태로 이마트 피코크를 사들이고, '딜(deal)' 형태로 이를 판매하고 있다. 또 피코크 제품 대부분을 직접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 대상에 포함시켜 구매액이 9800원만 넘으면 무료 배송한다.

이마트 점포에서는 직접 사지 않고 온라인 주문을 하면 3만원 이하까지는 배송비가 붙어 쿠팡에 비해 서비스 경쟁력에서 밀리지만, 결국 매출이 늘어나면 좋기 때문에 이마트는 이를 신경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관계자는 "상품 다양화 측면에서 어떤 브랜드든 수요가 많다면 적극적으로 판매한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면서 최근 경쟁과는 무관하게 이유 있는 입점이란 점을 강조했다

한편, 이들의 최저가 전쟁은 이마트의 핵심 고객층인 30대 여성을 쿠팡에 빼앗기고 있다는 정 부회장의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정 부회장은 "쿠팡이 적자를 보면서도 30대 여성 고객이 주로 사는 몇몇 상품을 활용해 관련 유아용품은 물론이고 신선식품까지 고객을 가져갔다"며 "우리는 왜 대응을 안 하고 방관했는가"라고 질책한 이후 쿠팡을 상대로 가격전쟁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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