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직원에게 폭언을 퍼붓고도 오히려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한 '진상고객'이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김주완 판사는 경범죄 처벌법 상 거짓신고 혐의로 입건된 허모(34) 씨에 대해 구류 5일에 유치명령 5일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허 씨는 지난 8일 A은행 남부터미널 지점을 찾았다. 자동이체 한도를 변경하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직원을 때리는 등 소란을 피운 허 씨는 은행 측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허 씨는 자신이 업무방해 및 폭행죄로 입건된 것에 앙심을 품고 은행을 다시 찾았다. 허 씨는 은행직원을 향해 '서비스직인데 왜 이렇게 불친절하냐, 일할 때는 웃으라'고 하는 등 폭언을 퍼부었다. 허 씨의 난동으로 은행 업무는 1시간 넘게 지체됐다. 그것도 모자라 허 씨는 자신을 제지한 은행직원들이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고, 서초경찰서는 허 씨를 거짓신고 혐의로 법원에 넘겼다.
김 판사는 "서비스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감정이 있다"며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서비스직 종사자는 무조건 고객에게 맞춰야 한다는 허 씨의 사고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판사는 "허 씨를 정식재판으로 회부시켜 엄격하게 처벌하는 게 옳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들었지만, 허 씨에게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즉결심판에서는 주로 2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나오고, 구류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