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끝나자마자 날세운 사정기관…재계 ‘전전긍긍’

입력 2016-04-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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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배임·탈세 타깃…검찰·국세청·금감원 총출동

재계를 향한 사정 칼바람이 매섭다.

특히, 총선 이후를 전후에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는 검찰과 국세청 등 양대 사정기관의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4.13 총선 결과(여소야대)와 함께 조기 레임덕 방지를 위해 사정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는 형국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검찰과 국세청이 지난 해와 달리 올해 초부터 대기업에 대한 수사와 조사 수위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세청은 21일 현재 부영주택과 SK해운, 리드코프, 썬연료, JW중외제약, (주)코오롱에 대해 심층(특별)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부영주택은 세금 추징액이 최소 1100억에서 1300억원대에 이르고, 이중근 회장은 검찰에 고발(본보 20일자 보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영주택 이외에도 국세청은 최근 또 다른 기업과 대표를 조세포탈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롯데건설과 롯데하이마트, (주)한진, SK하이닉스, 삼성물산, 현대종합상사 등을 대상으로 정기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국세청이 현대중공업 대한 세무조사와 관련, 수 개 쟁점에 대해 재조사 결정을 내림에 따라 향후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국세청은 올해 국내 유명 대기업에 대해 순차적으로 심층 또는 정기세무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검찰의 수사력도 재계를 겨누고 있다. 검찰 수사 타깃이 된 곳은 효성그룹과 현대건설, 두산·한진중공업, KCC건설, 오리콤, 리드코프 등이 대표적이다.

검찰은 최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자신의 형 조현준 ㈜효성 사장 등 전·현직 경영진을 횡령·배임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반면 현대건설 등 4개 건설업체는 ‘평창올림픽 고속철 사업'과 관련, 입찰에 참여할 당시 투찰가격을 사전에 합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리드코프는 경영진의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지난 3월 국세청 심층세무조사가 착수된 곳이다.

검찰은 이들 이외에도 L그룹과 S그룹, D산업 S건설 등 수 개 업체를 대상으로 내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다. 검찰이 올해 초 출범시킨 반부패범죄특별수사단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공기업과 재계는 특별수사단이 쥐고 있는 사정 칼날이 어느 곳을 겨눌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특별수사단이 출범된 지 약 4개월이 되고 있는 시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재계와 공기업에 대한 수사가 단행될 것”이라며 “현재 공기업 H와 L 그리고 대기업 수 곳이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당국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공개한 조세회피처 관련 자료를 확보한 뒤 외환 거래 신고 의무를 준수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금감원 조사 이후 (향후) 검찰과 국세청 등 사정기관도 기업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뉴스타파 보도 이전 국세청은 역외탈세와 관련한 자료를 다량 확보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는 확신할 수 없지만, 탈루 혐의가 명백한 경우에는 순차적으로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세무조사는 이미 계획된 바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지, 기업을 압박하기 위한 도구 또는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될 수는 없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조사 또한 어떤 게 보느냐에 따른 시각의 차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이달 초 중미 파나마의 최대 로펌이자 '역외비밀 도매상'으로 악명높은 '모색 폰세카'의 내부자료를 입수 분석해 공개했다.

조세회피처 관련 문서에는 'korea'로 검색된 파일이 모두 만5천여 건 있었고, 이 가운데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 이름은 195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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